[20대 그들이 사는 세상]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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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그녀

글 나동현 arbeitsmann@naver.com



아무리 외국어를 잘한다고 해도, 보통 어릴 때부터 사용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억양까지는 어쩔 수가 없는 법이다. 그런데 가끔은 완벽하게 한국말을 구사하여 우리를 놀라게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심지어는 자기나라 말을 하는데도“너 외국어도 할 줄 아니?”라는 장난스런 말을 주위로부터 들을 정도로 한국말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그녀.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파르비나 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드라마로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

5년 전 한국에 왔다는 그녀는 고향에서 한국어를 전공했지만 어릴 때부터 한국어를 공부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한국어를 처음 시작한 것은 대학교에 들어간 후였어요. 원래는 영문학을 공부하려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때 고향에서 본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어 전공을 선택했죠.”

한글 발음 밑에다 우즈베키스탄 말로 발음을 써놓고 외우는 것부터 시작했다는 그녀는 한국어를 배울수록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서도 배우고 싶었다고 한다.

“한국이란 나라는 도대체 어떤 나라일까?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한국이 정말 그럴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한국 문화를 한번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어서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국에 왔어요.”


한국에 와서 어학연수부터 시작한 그녀는 지금은 기독교 교육을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은 관심분야가 따로 있는데, 우연한 기회에 기독교 교육을 공부하게 되었어요.”

그 관심분야란 것은 신문방송학이라고.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그것과 관련해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그래서 석사는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한국말을 배우던 것과는 달리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어렵고 또 어렵다보니 관심과 흥미도 점점 떨어진다는 요즘의 그녀는 다른 활동들을 통해 한국생활에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자주 하려고 노력해요. 사실 저의 롤 모델이 차인표 씨거든요. 그분처럼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게 제 소망이에요. 또 국가브랜드위원회라는 곳에서 한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어요.”

그 곳에서도 한국말을 능청스럽게 잘하며, 한국의 요소요소(?)를 알고 있는 그녀는 화제라고.

“한국을 좋아해요. 사회생활도 한국으로 유학 와서 배우기 시작한 셈이고, 어학연수 받을 때의 추억도 너무 소중하구요. 거기다 한국 드라마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부터 좋아했거든요. 지금도 거의 시간이 남으면 드라마를 봐요. 특히 사극을 좋아하는데 요즘 사극은 좀 약한 편이라고 생각하고요. 음식은 또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삼겹살을 제일 좋아하는데, 매운 음식을 즐겨 먹는 제게는 다른 한국음식도 입맛에 잘 맞는 편이에요. 소설, 노래, 영화는 또 어찌나 좋은 게 많은지…”

이문세부터 부활, 이승철, 조성모 등의 가수 이야기로 이어지던 그녀의 끝날 줄 모르는 한국 문화에 대한 예찬은, 정말 그녀가 자기나라 말을 하는 것이 오히려 신기하겠구나 싶을 정도였다.

한국에서 그들의 그늘을 보다

그런데 파르비나는 한국에 살면서 몇 가지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도 많았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학생이었고 어렸기 때문에, 사회생활은 한국에 와서 경험했어요.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국인이 아주 개인주의적이고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받을 때가 많았어요.”

특히나 더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은 한국인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대할 때였다고 한다.

“한국인들이 출신 국가에 따라 또 피부색에 따라 외국인을 차별하는 모습을 볼 때가 많아요.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뭔가 느껴지게끔 얼마나 심하게 차별을 하는지…”

거기다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에 대해서도 놀랐다고 한다.

“사실 우즈베키스탄은 못 사는 나라가 아닌데 왜 한국인들은 못 사는 걸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거기다 자꾸 한국인들이 국제결혼과 연관 지어 우즈베키스탄을 생각하는 것도 기분이 유쾌하진 않아요. 제발 한국인들이 우즈베키스탄에 다녀온 몇몇 사람들의 말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만 가지고 우즈베키스탄에 대해서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를 바꿨으면 좋겠어요.”



“시간을 아끼고 바쁘게 사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한국과는 달리, “뭘 하든 여유 있게 천천히 하는 편”이라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그녀.

내년 졸업을 앞두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 준비에 열심인 그녀의 여름방학은 한국인처럼 한국말을 잘하는 것만큼이나 바쁘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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