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그들이 사는 세상]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라디오쟁이 박성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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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라디오쟁이 박성문입니다.

글 나동현 arbeitsmann@naver.com



외동으로 자라 외로움을 타는 시간이 많았던 그에게 라디오는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특히 단파라디오로 해외방송을 청취하는 것은 지방에서 자란 그에게 넓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을 충족시켜주는 것이었다. 라디오에 대한 사랑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의 성장 시절에 큰 부분을 차지했다는 라디오는 어느새 그의 꿈이 되었다.

다른 이들에게 사랑받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 ‘희한한 루트’를 밟아서 지금에 와 있지만, 어렸을 적 꿈을 조금씩 이뤄가고 있는 박성문 씨를 만났다.



여느 청년들과 다를 바 없이, 먹고 사는 문제에 이리저리 치여 살지만, 여느 청년과는 다르게 어렸을 적 꿈을 잃지 않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박성문 씨. 대체 그가 말하는 ‘희한한 루트’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대학에 입학하던 해인 2005년에,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에 입사해서 처음 라디오 방송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이후에 민간 대북 라디오 방송을 거쳐서, 지상파 방송사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 송출하는 업무를 하다가, 지금은 다른 곳에서 콘텐츠를 공급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그는 사실 방송과 관련된 전공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 때문에 지금도 늘 불안합니다. 공중파 방송사들의 학력 제한이 공식적으로 철폐되었다고 하지만, 그 문턱이 높은 게 현실이니까요. 더구나 저는 신방과나 방송 관련 전공을 한 것도 아니고,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라서, 당장 내일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어요.”

그런 그에게 방송계 선배들은 문턱이 높은 라디오PD보다는 다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을 하기도 한다.

“20대의 시간과 열정을 모두 여기에 쏟아 부었는데 라디오PD와는 인연이 없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늘 불안하죠. 그렇다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꿈과 희망마저 없으면 살 의미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현장을 뛰며 버텨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방송관련 전공을 한 것은 아니지만, 독학과 실무경험으로 그는 자신의 단점을 계속 극복해가고 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PD라는) 꿈이 명확했기에 관련 이론 공부도 일찍 시작했어요. 혼자 방송 제작에 관련된 책들을 탐독하고, 그런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기출문제를 풀어보기도 하구요. 특히나 남들은 술 마시고 놀기에 바쁠 대학 1학년 때부터 실무를 경험한 것은 나름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험을 얻고 학점을 잃었지만요.”

20살 때부터 방송계에서 일하기 시작한 그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왔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몇 개 있다고 한다.

“처음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일을 배울 때부터 3년 동안, 고교생들을 직접 DJ로 기용했던 <학교탈출>, 듣는 사람은 재미있는데 스스로는 매우 진지하셔서 더 재미있었던 강유원 박사님의 <재미없는 철학이야기>, 제3세계 음악을 소개해주셨던 음악평론가 강민석 님의 <세계음악여행>등을 만들었어요. 민간 대북 라디오 방송에 있을 때는「승범 철수의 음악중심」이라고 음악을 매개체로 북한 주민들과 공감대를 찾으려고 시도했던 것, 대학생과 일반 시민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프로그램화했던 「라디오 남북친구」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외에도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을 만드는 것 또한 그가 직접 몸으로 체득하고 있는 라디오PD 공부라고 한다.

“취미삼아 해볼까 라는 생각으로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대학 선후배들과의 공감대 형성과 1020세대의 고충을 나눠보자는 의도로 <하찮은 라디오>란 방송을 2007년부터 1년 동안 시즌 1로 진행했어요. 기획 의도를 철저히 구현하지는 못한 것 같지만요. 같이 방송하던 후배가 군대에 가는 바람에 중단했는데, 후배가 제대하고 나서 시즌 2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름 그대로 정말 하찮은 내용(동아리 방에 모여 앉아 나누는 솔로 남자 대학생들의 잡담과 같은)으로 채워졌다는 <하찮은 라디오>와 함께, 음악을 소개하는 <아워리스트>라는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도 만들고 있다.

“<하찮은 라디오>는 시즌 1을 끝으로 진행자의 자리는 후배에게 넘겼고요. 편집과 팟캐스트 업로드, 서버 관리 정도만 돕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아워리스트>도 만들고 있는데, 이건 각DJ들이 자기만의 장르와 주제를 가지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소개하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어요. 믿을지 모르시겠지만 저는 클래식이나 재즈를 주로 소개합니다.”

10대 시절부터 꿈꾸어 오고, 20대의 시간을 오롯이 집중하게 한 라디오 방송의 매력은 대체 무엇일까?

“라디오는 불특정 다수, 즉 우리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해요. 그 점에서 우리의 이야기가 언제나 흐르는 곳이라고 보고요. 마음이 들리고, 그것을 전하는 매체라고나 할까요?”

라디오PD로서 더 실력을 쌓아, 라디오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그.

“라디오라는 매체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대의 종합예술은 라디오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라디오 드라마에서 우리 사회의 이면을 다루는 사회고발적인 주제도 다루고 싶고, 동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우리 이웃을 다루는 작품도 만들어보고 싶고,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음악을 결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라디오 드라마를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해요.”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삶의 보람을 찾고 싶다는 그. 오늘 그의 방송을 들으며 자신의 꿈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찮은 라디오> http://itunes.apple.com/kr/podcast/id510731608
 <아워리스트> http://ourlist.cox.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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