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그들이 사는 세상] <토요 명화>키드, 영화를 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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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명화>키드, 영화를 평하다

글 나동현/ arbeitsmann@naver.com



지금이야 케이블 TV와 DVD, 그리고 인터넷으로 다운로드하는 등의 방법으로 집에서도 손쉽게 영화를 볼 수 있다지만 과거에는 사실상 공중파 TV에서 해주는 영화 이외에는 집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았다.

MBC <주말의 명화>, KBS1 <명화극장>, KBS2 <토요명화>가 바로 그 시절, 집에서도 손쉽게 영화를 볼 수 있게 해 주었던 프로그램들인데, 특히 “딴 따다다단 따다다단”이라는 타이틀 음악(원곡은 호아킨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즈 협주곡 중 2악장 아다지오로, 타이틀 음악에 사용된 곡은 Werner Muller Orchestra가 연주한 곡이 쓰였다.)으로 사람을 설레게 했다가, 이어지는 광고들로 진을 빼게 만들었던 KBS2 <토요명화>는 지금은 방영을 하지 않아서인지 더욱 아련하게 느껴지는 프로그램이다.

나 또한 집에 VCR이 없던 관계로 언제나 주말만을 기다리며 무슨 영화를 해줄까 기대하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그 시절 보았던 영화 중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역사와 지리를 좋아하던 내 가슴에 불을 지피며 ‘어른이 된다면 꼭 카키색 모자와 옷으로 코디를 하고 탐험을 떠나고 말 것’이라는 야망(!)을 품게 만들었다.

<토요명화>를 추억하며, 그 덕분에 꿈을 키웠다는 이가 또 있는데 <토요명화>를 보다 영화의 재미에 빠졌고, 그것이 “영화에 대한 글을 쓰겠다.”는 진로 선택으로까지 이어진 김혜수 씨가 그 주인공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토요명화>를 꼬박꼬박 챙겨보았다는 김혜수 씨. 특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올리비에 올리비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녀는 현재 글쓰기에 대해 배우고 있는 학생이다.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고 싶어서 예고에 진학했어요. 거기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는데 대학에 진학할 때는 문예창작과는 조금 다른 언어학을 배우고 싶은 생각에 국문학을 선택했고 대신 부전공으로 문예창작을 함께 공부하고 있어요.”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는 그녀. 취업과 공부라는 선택지를 두고 어떤 것을 택해야 할까 생각하다 어렸을 적 꿈을 이루고 싶은 생각에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영화평론을 공부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전문적으로 공부해야하는데 그래서 대학원을 준비 중에 있어요. 기본적인 영화 지식을 갖추기 위해서 영화 이론서를 읽으며 개인적으로 공부 중에 있습니다.”

그녀는 영화에 대한 지식을 쌓고 싶어 다른 학교까지 가서 수업을 들을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다.

“지금 다니는 학교에는 연극영화과가 없어요. 그래서 교류 학점으로 다른 학교에 가서 영화사와 한국영화사를 공부했는데 개인적으로 하는 공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공부 외에도 그녀가 하는 노력은 또 있다.

“저는 대학원에서 영화 평론을 배우고 또 사회에 나가서는 영화기자가 되고 싶어요. 그건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면서 그것을 글로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1년의 휴학 동안 영화제 자원봉사를 신청하여 리포터나 관객평론가의 입장에서 글을 쓰는 활동을 했어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가 활동했던 영화제는 무려 5개나 된다고 한다.

“보통 휴학을 하면 어영부영 지내기 쉽잖아요. 그래서 저는 제가 휴학한 목적을 명확하게 했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어요. 작년에 5개의 영화제에서 활동을 했는데 더 많은 영화제에서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워요.”

영화제에서 활동하면서 “영화에 대한 지식”과 “영화를 만드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무척 좋았다는 그녀.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제는 무엇이었을까?

“전주국제영화제 리포터 팀에서 활동할 때인데요. 제가 좋아하는 가수인 ‘브로콜리 너마저’와 ‘캐스커’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어요. 아마추어인 제가 실제 가수들을 인터뷰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어려웠는데, 그 인터뷰를 통해서 제 자신이 인터뷰어로 많이 성장할 수 있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다양한 영화제에서 활동하며 더욱 영화기자가 되고 싶었다는 그녀. 그녀는 특히 ‘독자가 글을 읽었을 때 문학작품을 읽는 느낌을 받는’ 글을 쓰는 영화 기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기자가 이동진 기자예요. 그 분의 글을 읽다보면 나중에 영화 기자라면 저렇게 써야겠구나 라는 느낌을 받거든요. 영화를 이론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물론 중요해요. 하지만 저는 영화라는 것이 인간을 위로하는 최고의 예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드럽고 따뜻한 영화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요.”



“영화를 보고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시로 쓰는 작업을 많이 해오면서 좋아하는 영화를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쓰고 싶다.”는 그녀의 말처럼, 단지 영화에 대한 정보와 이론만을 전달하는 차가운 글이 아닌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글을 쓰는 영화기자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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