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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책 저런책] 책으로 읽는 대한민국의 현주소

[이런 冊 저런 冊] 책으로 읽는 대한민국의 현주소

신간 <대한민국 취업전쟁 보고서>, <생각이 사라지는 사회> <한국형 합의제 민주주의를 말하다>, <빅피처 2015>


글 김남희 knh08@kdemo.or.kr



동장군의 기세가 드센 세밑, 각종 언론에서는 2015년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예측들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언론을 통해 연일 잠재성장력 밑으로 떨어진 저성장의 시대를 견디고 있는 보통사람들의 수난사가 확인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희망보다 체념이 앞선다.”, “뭐 나아질 게 있겠냐.”고 한숨짓는 사람들도 많다. 이럴 때 일수록 암울한 경제지표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현 사회를 정확히 진단하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는 좋은 책 한권씩을 읽으며 연말을 보내면 어떨까.



▲ 취업 전쟁 중인 대한민국에서 생존을 위한 모색

   <대한민국 취업전쟁 보고서>, 전다은 등 지음, 더퀘스트 출판

 


<대한민국 취업전쟁 보고서>


21세기 대한민국은 ‘취업 전쟁’이 한창이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와도 정규직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우며 육아로 휴직했던 기혼여성이 다시 회사에 복귀하기도 어렵다. 또한 중년의 은퇴자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이 책은 그 속에서 신음하는 취업준비생(취준생)의 어려움을 담아냈다. 취업의 냉혹한 전쟁터 속에서 세 명의 20대 젊은이와 한 명의 기혼여성이 직접 취업 전쟁에 뛰어들어 그 속살을 낱낱이 파헤친다. 지금도 이 땅의 취준생들은 수십 장의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쓰고, 또 그만큼 불합격 통보를 받는다.


인턴기자였던 세 젊은이(전다은, 나해리, 강선일)가 날 것 그대로의 취업 준비 과정을 보여준다. 기혼여성인 정은주 기자도 이들과 함께 ‘취업 도전기’를 중심으로 독일, 네덜란드, 캐나다 등 해외 여러 나라의 취업 현실과 일자리가 절실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는 대한민국 기혼 여성의 실태, ‘시간제 일자리’ 제도의 허상을 보여준다. 


책에는 세 젊은 저자를 상담하고 그들의 심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무엇이 취준생을 힘들게 하는지 대처법을 조언해주는 심리학자 김환 교수의 목소리도 담겨 있다. 또한 국내외의 취업자 및 취업 준비생, 인사 담당자들의 인터뷰까지 실어 하나의 생존 투쟁이 되어버린 이 상황이 과연 우리에게 당연한 것인지 깊게 생각하게 한다. 책 전체가 주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취업 전쟁은 모두의 현실이므로, 실상을 마주하고 다 같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 미디어 학자가 진단하는 한국 사회의 디지털 아노미 현상

  <생각이 사라지는 사회>, 이정춘 저, 청림출판사 출판 



<생각이 사라지는 사회>


2014년 현재 스마트폰 보유율 세계 1위, 인터넷 접속가구 비율 세계 1위를 자랑하는 한국. 우리 사회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관심은 상대적으로 미약한 수준이다. 미디어생태학자로서 사회 조직과 미디어의 유기적 관계를 연구해온 이정춘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생각이 사라지는 사회>에서 “진화하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 삶이 편리해진 반면, 사람들의 ‘생각’이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속도는 더욱 빨라지지만 멀티태스킹으로 여유가 부족하고, SNS를 통해 상대와 쉽게 연결되지만 관계는 점점 약해진다. 게임과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정보의 과잉 속에 판단력을 잃는다. 새로운 미디어의 너무 빠른 속도에 한국 사회 전체가 커다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 사회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미디어’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져야 디지털 아노미의 혼란을 줄이고, 사회 전체가 성숙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존 미디어의 무분별한 콘텐츠 생산도 개인과 집단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고 있다면서, 미디어 자체의 자정 노력과 대중의 견제가 필요함을 고찰한다. 한국 미디어의 재난 보도에서 드러난 보도 기준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불명예스럽게도 ‘재난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대형 사고가 빈번한 한국 사회에서 다름 아닌 ‘미디어’가 국민의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치열한 속도 경쟁 속에서 반대로 속도를 줄여 우리 사회, 미디어 환경을 돌아보자고 말한다면 공감하는 이가 적을지도 모른다. 발전의 연속선상에서 가능성 있는 기회를 찾기 위해 더 나아가는 일이 중요할 수도 있다. 이에 저자는 “정보화의 거대한 물결을 결코 거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인간성이 살아 숨 쉬는 착한 스마트 사회인 ‘휴마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에 빠져 있기보다 그것이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 선택에 끼치는 영향을 제대로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정치제도적 해법을 제시하다 

   <한국형 합의제 민주주의를 말하다>, 최태욱 저, 책세상 출판


<한국형 합의제 민주주의를 말하다>


지난 10월 30일 헌법재판소가 현행 선거구 획정 인구비율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개헌 논란에서 보듯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정부와 국회, 여와 야 등 이해관계에 따라 셈법과 대응은 다르지만, 지금이 ‘한국 정치의 혁신’을 위한 적기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선거제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정치체제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담은 책이 바로 <한국형 합의제 민주주의를 말하다>이다. 저자인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비례대표제 확대, 구조화된 다당제, 포괄형 연립정부’를 핵심 요소로 하는 ‘합의제 민주주의’를 한국 정치제도 개혁의 방향으로 제시한다.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가 도입되어 구조화된 다당제가 확립되고, 이를 기반으로 국회 및 정부 차원에서 좌/우/중도 정당들이 연합하는 포괄의 정치가 펼쳐지는 합의제 민주국가 건설을 우리 시대 정치체제의 지향으로 설정한 것이다. 


저자는 “지금과 같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양당 기득권 체제, 제왕적 대통령제, 승자독식형 민주주의로는 한국의 정치가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없으며, 시민들의 삶의 문제 해결도,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라는 시대정신도 실현할 수 없다.”고 말한다. 87년 체제에서 비롯된 승자독식형 다수제 민주주의에서 연대와 포괄의 합의제 민주주의로의 이행, 체제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10여 년간 집필했던 합의제 민주주의 관련 논문과 칼럼 등을 원재료로 삼아 책의 논지와 이론 틀을 구축한 후 그 틀에 준거하여 2010년 이후 시대정신으로 부상한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담론, 그리고 최근 일고 있는 선거제도 개혁과 권력구조 개헌 논의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국민을 ‘대의’하고 국민의 살림살이와 밀착된 진정한 ‘정치의 복원’을 촉구하는 제언이자, 우리 사회가 복지공동체로 진보해갈 수 있는 정치제도적 해법을 다룬 일종의 ‘체제전환론’이라 할 수 있다. 



▲ 하버드 출신 전문가가 전망한 2015년 대한민국 핫 이슈

  <빅피처 2015>, 김윤이 등 지음, 생각정원 출판



<빅피처 2015>


<빅 피처 2015>는 하버드 출신 국내 전문가들이 내년 각 부문에서 전개될 핫이슈를 조망한 책이다. 경제와 교육, IT와 미디어, 의정과 시민사회, 인문학과 의학 등 총 13개의 글로 구성된 이 책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포그래픽 등 일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이슈와 맞춤의료, 맞춤의료, 플립러닝, 사회적경제 등 사회를 변화시키는 이슈를 담고 있다. 나아가 대한민국이 당면한 현실적 쟁점들. 즉 자본주의의 폐단, 위험사회, 교육 및 소득 불평등, 의정감시 등을 지적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필진들은 대학과 기업, 연구소 등 각 분야의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하버드 출신 국내 젊은 전문가들이다. 해외 외신을 소개하는 뉴스페퍼민트 필진들, 주요대학 교수들, 사회적 기업인 점프의 인사들, 주요 기업과 병원에 근무하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줄어든 경제 상황보다 대중의 위축된 인식이 더 큰 문제”라며 “현재의 경제 불황은 개인과 가계의 삶에 그대로 반영되고, 이로 인한 사회적 불만과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투자와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한 “무엇을 해도 안 될 것이라는 의심과, 역동성과 열정을 바탕으로 한 도전의식의 부재가 우리 경제의 최대 문제”라며 “역동성이 떨어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저자들은 소수 상위 계층의 결정을 대중에게 전파하는 ‘톱다운(top down)’의 의사결정은 한국자본주의에서 더 이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대중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정책을 만드는 ‘바텀업(bottom up)’형식의 대안을 각 분야마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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