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속 시대 읽기

섬마을 편지 - 잔치 마당 언저리에서!


여름은, 지금 겪는 여름이 제일 덥게 느껴집니다. 몇 십 년 만의 폭염이라고 해마다 방송에선 호들갑을 떨곤 하지만, 올 여름보다 덜 더웠던 듯이 기억되곤 합니다. 입추가 지난 지 꽤 되었음에도 한낮 더위는 여전합니다. 바닷바람까지 불어오는 이곳 신지도 역시 풀무질하고 있는 대장간 속 같습니다.


이런 더위 속에 중학교 운동장에서 잔치가 열렸습니다. 섬 전체가 들떠 하루 종일 달리기와 씨름, 줄다리기에다 술추렴 판이 이어졌습니다. 각 리 단위의 차일이 십수 개 펼쳐져 있습니다. 운동장 주위 담벼락과 나무들 사이에 마을 사람 모두 나온 듯이 빼곡합니다. 작은 마을은 작은 마을답게, 큰 마을은 또한 큰 마을이랍시고 거들먹거리지 않고 수굿하게 모여 앉아 있습니다.


1만 명 넘던 인구가 4,000여 명으로 줄어 든 이즈음으로 셈하더라도, 거동할 수 있는 어르신들까지 모두 나오신 듯합니다.
삶의 이랑이 깊게 패인 수심의 얼굴도 보입니다. 속살마저 땡볕에 그을려 거무튀튀한 속내가 훤합니다. 바닷바람에 헝클어진 머릿결, 갈무리할 짬도 없이 서둘러 나온 모양새의 노인도 눈에 띕니다. 몸맵시가 야무지진 못해도 입가엔 웃음이 함박만합니다. 모시옷 곱게 차려 입은 어느 어르신은 신수마저 훤해 보입니다.


항일운동을 기념한 마을잔치
오늘은 항일운동을 기념하면서 해마다 온 면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펼치는 잔치날입니다. 광복 직후부터 시작한 잔치마당으로, 방학해서 고향에 내려온 ‘유학생(뭍으로 진학한 대학생, 고등학생) 주최 8?15축구대회’가 시발점이었답니다. 도중에 우여곡절을 겪으며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다니, 아주 오래된 전통의 광복절 행사입니다.


광복 60주년을 맞은 올해는 유난히 더웠지만, 굵은 빗줄기가 잦고 일기마저 불순해 명사십리 해수욕장 이용객이 예상만큼 많지 않았어도 광복의 기쁨마저 그에 비례해 줄일 순 없는 일입니다.

 


IMF 때보다 더하다고 하는 경제 여건 속에서 중국산 넙치까지 몰래 들어오는 까닭에 활어횟감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해방 60주년을 밤에 까마귀 잡듯 넘길 일이 아니라 여겨 주관하는 쪽에선 막바지 봄부터 더욱이나 더욱 바튼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여기 조그만 섬에서 그럴진대, 정부와 정부끼리는 더욱 분발한 기념행사로 다채로웠습니다. 광복 60년을 기리는 남북의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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