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속 시대 읽기

소셜미디어는 민주주의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소셜미디어는 민주주의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글·이성규 dangun76gmail.com



2008년 11월 4일, 미국은 최초의 소셜미디어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오바마라는 이름 앞에 수많은 수식어가 붙곤 하지만, 소셜미디어라는 표현만큼 그를 잘 드러내는 단어도 없다. 블로그 미디어인 RWW(ReadWriteWeb)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 8월 말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오바마를 언급한 블로그 포스팅은 무려 5억 개에 이르렀다. 반면, 매케인은 같은 기간 1억5000만 개에 그쳤다. 트위터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오바마 트위터에 친구를 맺은 누리꾼은 무려 13만여 명. 그가 맺은 친구 수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페이스북의 오바마 페이지에는 3백만 명이, 마이스페이스에선 84만 명이 그를 친구로 등록했다. 특히 마이스페이스에선 대선 당일인 11월 3일과 4일 1만 명이 넘는 누리꾼이 오바마를 친구로 삼는 등 폭발적인 역동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의 선택을 받은 오바마는 이를 기반으로 폭넓은 풀뿌리 지지자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소셜미디어는 오바마의 확성기 역할을 했으며 이를 통해 지지 세력을 한층 더 확장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 인맥의 빈곤에 시달린 오바마를 온라인 인맥이 메워준 셈이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어떤 식으로 기여했는지를 추론해볼 수 있는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오바마 캠프는 블로그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자신의 정책과 정치적 견해를 직접 매개하고 전파함으로써 오프라인의 투표율을 제고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어냈다.

오바마의 이러한 미디어 활용은 투표율의 상승으로 이어졌고 1960년 이래 가장 높은 63%를 기록했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주사용자인 젊은 층을 투표장으로 견인해냄으로써 정치의 주변부에 있던 그들을 정치의 중심부로 다시 불러오는 데 기여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방식

사실 미디어의 진화가 민주주의에 기여한다는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좀 더 엄격한 작업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 석학 로버트 달은 이상적인 민주주의에 이르기 위한 최소한의 특징으로 다음 6가지를 들고 있다. ① 효과적 참여 ② 투표의 평등 ③ 계몽적 이해의 획득 ④ 의제에 대한 최종적 통제 ⑤ 포괄성 ⑥ 기본권. 이 6가지 요소가 높은 수준으로 구현될수록 민주주의의 이상적인 형태에 가까워진다.

올드미디어는 이 가운데 계몽적 이해의 획득에 관여해왔다. 계몽적 이해의 획득이란 적절한 시간 안에 각 구성원이 관련된 대안적 정책들과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여러 결과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평등하고 효과적인 기회를 가져야만 한다는 걸 뜻한다. 신문, 방송을 위시한 올드미디어는 시민들에게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정부를 감시, 비판하는 감시견(Wahchdog) 역할을 수행해왔다.

현대 민주주의의 파수꾼이라는 평가도 여기서 비롯됐다. 올드미디어는 또 시민들이 관료와 권력의 프로파간다에 매몰되지 않도록 다양한 관점과 시각을 제시해주면서 대안적 정보의 중요한 소스로도 기능해왔다. 편향적 이해에서 벗어나 충분히 숙의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마련함으로써 이상적 민주주의로 한 발짝 더 나아가는데 필수적 매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올드미디어는 정보를 통제할 수 있다는 과욕, 상업적 이해에 따라 여론몰이도 가능하다는 과신으로 인해 스스로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번성은 올드미디어에 대한 신뢰의 위기에서 파생됐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소셜미디어는 이 위기의 틈새에 뿌려진 씨앗에서 효과적 참여라는 꽃을 피우면서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소셜미디어는 시민들의 능동적 미디어 이용을 발화시킴으로써 이상적 민주주의의 최소 요건인 효과적 참여를 제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촛불시위의 확산, 6·2지방선거에서의 20~30대 투표율 상승을 이해하는데 있어 이 프레임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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