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이야기]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 세상을 꿈꾸는 `우리마을- 브릿지 스쿨` 신희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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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 세상을 꿈꾸는 ‘우리마을- 브릿지 스쿨’ 신희자 팀장

글 정영심/ zeromind96@naver.com



강화도의 겨울은 참 춥다.
추운 강화도에 언제나 봄날 개나리 같은 마을이 있다. ‘우리마을’이다.



누구나 열정은 눈동자에 머문다. ‘우리마을’에 들어섰을 때 나를 반겨 맞는 신희숙 팀장, 그녀의 눈은 열정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마을’은 강화도에 있는 지적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다. 2000년 김성수 성공회 주교님이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삶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신희숙 팀장은 ‘우리마을’에서 운영하는 ‘브릿지 스쿨’을 이끌고 있다. ‘브릿지 스쿨’은 인천시 교육청 지원을 받아 장애학생에게 사회 통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직업 체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직업 체험 교육으로는 양계와 제빵, 콩나물 재배, 재활 승마가 있다. 학생들은 직접 직업 교육을 받으며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브릿지 스쿨’은 인천시내 고등학교 및 특수학교 고등학교 과정 이상 특수교육 대상자면 신청할 수 있다.



‘우리마을’의 슬로건은 ‘함께 나누는 세상,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 세상을 꿈꾼다.’ 이다.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 세상이 우리에게 있었다. 오래지 않은 과거에 우리들이 살았던 마을에는 조금 모자라도 아니면 조금 남보다 넘쳐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잘 살아갔다. 마을에는 그들의 역할도 있었다. 그러던 우리의 마을은 주거와 직업 등의 도시화와 현대화에 밀려 그 아름다움을 잃었다. 그러나 이제 그 꿈을 ‘우리마을’이 다시 꾼다. 장애를 넘어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서게 하자는 ‘브릿지 스쿨’은 더 구체적인 세상을 꿈꾼다. 신희숙 팀장은 지금까지 목표로 삼았던 ‘우리는 최고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꿈을 이룬다.’를 내년부터는 ‘우리는 최고다. 우리는 최고답게 산다. 우리는 최고의 삶을 누리자!’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녀와 ‘우리마을’의 의지와 희망이리라. 

신희숙 팀장은 “우리 아이들은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많은 급여와 넓은 집, 좋은 차를 원하지 않는다. 단지 할 수 있는 일과 그 일이 즐거우면 된다.”라고 말했다. 즐거운 삶, 누구나 추구하는 인간다운 삶이다. 사람이 사는데 참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통점은 장애인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비가 붙고 안 붙고의 차이이다. 우리는 모두 장애인이다. 좀 더 나은 직장과 집과 많은 것을 소유하면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의 장애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소박하지만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려는 그들의 삶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현재 ‘브릿지 스쿨’은 제빵, 콩나물 공장, 양계, 재활 승마를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문화해설사, 강화화문석 전수자, 강화나들길잡이, 집짓기 등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우리마을’ 제빵실에 들어서면 부드러운 빵 향기가 가슴을 녹인다. ‘우리 아이들은 할 수 있어요.’라고 얘기하는 신희자 팀장의 말처럼 제빵실 안에서는 두 학생이 능숙한 솜씨로 일을 하고 있었다. 양계장의 알을 꺼낼 때 학생들은 너무도 좋아한다. 알을 소중히 다루고 따뜻한 알을 만지며 웃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는 그녀의 해맑은 웃음이 학생들과 얼마나 교감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재활 승마는 학생들이 승마를 배워 재활이 필요한 장애인에게 승마를 안내하는 프로그램이다. 요즘은 노인복지에서도 노-노케어가 노인들에게 더욱 안정감과 유대를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애인이 장애인에게 승마를 가르친다는 것은 배우는 이도 가르치는 이도 재활의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콩나물 공장은 ‘우리마을’의 수익사업을 담당한다. 앞으로도 ‘브릿지 스쿨’을 포함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좋은 일터이기도 하다. 이렇게 일과 삶이 하나이고 장애와 비장애가 하나인 일터공동체 ‘우리마을’은 머지않아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은 세상을 만들 것이다.

“우리 아들 00이가 우리마을에 온지 벌써 10년, 빠르게 지나간 시간이지만 이 곳 생활에 익숙해지고 친숙해지기까지 자신은 물론 가족들도 함께 괴롭고 힘든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며 지내야만 했었다. (중략) 오늘도 하얀 모자와 하얀 가운의 위생복을 입고 콩나물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우리아들 00이를 그려보며 빙그레 웃어본다. - 근로장애인 00씨의 아버지가 우리마을 소식지에 쓴 글 2011 vol.46”




소식지를 통해 장애아 가족이 겪는 아픔과 소외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마을’에는 따뜻한 관심을 쏟는 학부모와 신희자 팀장과 같은 열정적인 교사와 직원 그리고 아름다움의 씨앗을 가슴 깊이 숨기고 태어난 학생들이 있다. 그들이 모두 ‘우리마을’ 사람들이다. 12월 21일 ‘우리마을’에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강화마을협동조합 창립 기념식’이 그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나누지 않고 생산자 중심으로 조합원이 된다. 알차고 안정된 일터를 제공할 수 있는 기틀이 되는 이번 조합 창립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리마을’의 이 같은 행정적인 힘과 열정적인 사람들의 사랑 그리고 차분히 이루어나가는 조용한 추진력이 장애를 넘어 아름다운 최고의 삶을 이루어 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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