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탐구] 절차적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한 국정원 본연의 역할과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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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탐구]

절차적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한 국정원 본연의 역할과 임무


김종철_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jkim386@yonsei.ac.kr



국정원 정치의 부활과 한국 민주주의의 퇴행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정치의 중심에 섰다. 이명박 정부 하의 국정원이 제18대대통령선거에서 소속직원으로 하여금 인터넷 댓글 등을 활용하여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나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활동하였다는 사실이 검찰의 수사결과 밝혀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의 국정원은 선거뿐만 아니라 최근 대운하사업의 사전 작업으로 드러난 4대강 정비사업 등 일상적 국정과 관련한 사안에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여론을 왜곡한 정황이 밝혀졌다. 이미 시민사회의 각 영역에 대한 불법사찰의 혐의가 확인되고 있는 와중에 민주헌정의 핵심적 기초인 시민 여론의 조작에 국가 정보기관이 주도적으로 나섰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이 정도만으로도 국정원사태의 관련자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와 책임 추궁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논의가 불가피하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범국민 행동의 날. (©오마이뉴스)


그러나 자숙과 개혁에 나서야 할 국정원은 국가기밀로 분류된 남북정상회담의 내용 중 북방한계선(NLL)에 관한 부분을 누설하는 것은 물론 편향된 사실관계나 해석론을 언론에 유포하여 국정원 사태의 쟁점을 흐리는 데 앞장섰다. 더구나 국가 정보기관의 생명과도 같은 기밀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국가의 대외 신뢰도를 저하시켰다. 한마디로 민주사회에서도 불가피하게 법치국가적 한계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는 국가 정보활동의 특성을 이용하여 국내 정치의 전면에 나선 것이다. 


사실 이러한 ‘국정원 정치’는 한국 현대사에서 결코 낯선 현상이 아니다. 1961년 중앙정보부로 출범한 이래 김형욱, 이후락, 신직수 등 박정희 대통령 치하 국가 정보기관의 장은 권위주의 철권통치를 지탱하기 위해 정보기관의 특성에 기대어 초법적 권한을 남용한 전과가 있다. 심지어 일인독재체제를 영구화했던 유신체제의 사실상 계승자였던 전두환 정권은 중앙정보부를 쿠데타의 주요 기반으로 삼았을 정도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민주화는 정보기관 중심의 정치를 단절시키고 주권을 국민에게 돌리는 과정이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김대중 국민의 정부 하에서 국가정보원으로 탈바꿈한 이후 노무현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의 민주정부 10년으로는 국가 정보기관의 본질을 탈바꿈시키는 데 턱없이 모자라는 시간이었다. 김대중 정부하에서도 김승규 당시 국정원장이 국가정보원에 의한 도감청이 만연해 있음을 시인하여 충격을 준 바 있고, 노무현 정부의 국정원 개혁 또한 미봉책에 그쳤음이 역설적으로 보수정부의 출범 이후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무려 4년여 동안 재임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대북 심리전을 핑계로 국내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던 것이다. 현 정부의 남재준 국정원장은 음지에서의 정치공작을 넘어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는 물론 사찰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은밀하게 흘리는 수법으로 공개적으로 정치지형의 변화를 주도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박정희 시대의 국가 정보기관 중심의 정치로 퇴행하고 있음을 보여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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