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탐구] 안보정치의 문제와 신민주주의 운동의 탐색

[대안탐구] 안보정치의 문제와 신민주주의 운동의 탐색

 

서보혁_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

본지 편집위원/ suhbh21@gmail.com

 

87년 민주화 이후 25년이 경과하는 시점에서 한국사회는 민주화의 몸살을 앓고 있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해 우리 사회는 새로운 형태의 민주 대 반민주 구도를 형성하며 제2의 민주화운동을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의 심화’나 ‘나선형의 역사 발전’과 같은 표현이 말해주듯이 민주주의는 한차례의 물결이나 일직선의 형태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발전과정에서 잔존 비민주적 요소들이나 권위주의 행태의 재생으로 민주주의가 도전받기도 하며 일시적 퇴행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사반세기가 지나가고 있는 작금의 한국사회가 절차적, 정치적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이제 실질적,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는 보고는 정치학자인 필자의 귀에도 잘 들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무엇이 문제인가? 이에 관해 이미 많은 연구와 보고가 제출되어 있다. 그 내용은 대체로 민의를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 채 권력 다툼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당정치의 저발전과 지역, 이념, 세대 등 사회적 갈등 요인들로 인한 미성숙된 대중의 정치의식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두 가지 측면은 우리 사회의 위와 아래, 혹은 정치와 사회를 아우르며 민주주의의 지체 현상을 균형적으로 설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런 설명은 가까이는 2012년 대선 과정과 그 이후 정치적 양상, 멀리는 한국사회가 다른 나라와 다른 분단 체제의 일부라는 역사·구조적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선험적 규범이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적 실체로서 간주할 경우 그것이 갖고 있는 권력정치의 속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역사 진보의 관점에서 볼 때 민주주의는 태생적으로 민주적 권력정치와 비민주적 권력정치 사이의 투쟁이다. 다만, 민주주의의 구체적인 형태는 각 지역 및 국가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정치적 역학관계 등을 반영하여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 글은 한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일반적 권력정치의 관점에 위치 지으면서도 한반도형 권력정치의 특징을 ‘안보정치’로 설명해보려고 한다. 안보정치라는 말로 오늘날 남북한 정치를 설명하면, 전형적인 근대 국가가 아니라 분단되어 있는 반쪽으로서 한국 정치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북같이 지체와 서행을 거듭하는 한국 민주주의를 설명하는 데도 유용하다. 아래에서는 먼저, 안보정치란 무엇인지를 한반도를 맥락으로 두며 이론적으로 논의한 후, 남북한에서 안보정치가 계속 되는 이유를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것이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비민주적 권력정치로서의 안보정치의 대안으로 민주적 권력정치의 하나로 시민이 주체가 되는 신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탐색해보려고 한다.

 

 

안보정치란 무엇인가?

 

안보정치란 공공재(公共財, public goods)인 안보를 사적 이익으로 전용하는 정치 행태를 말한다. 일종의 비민주적 권력정치인 셈이다. 안보정치는 안보문제에 관한 공적 논의로 정의되는 ‘안보정책’과 구분된다. 물론 안보정치가 남북한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이익집단의 정치권 로비가 활발한 미국의 경우 합법적 방법은 물론 다양한 비합법적 방법으로 안보정치가 나타난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가 미 국가안보국(NSA)이 온라인 정보 업체와 협력해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국내외 인사들의 개인정보를 불법 취득한 것도 안보정치의 한 예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군사강대국들은 무기 생산 및 수출을 위해 세계 주요 분쟁 지역 상황을 모니터링할 뿐만 아니라 위협을 과장해 정치·경제적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인 군산복합체만이 아니라 정치권, 언론, 학계가 연루되어 있다.


안보정치는 이처럼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고 부의 공정한 분배를 왜곡하고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비민주적 권력정치이다. 더구나 국제전과 내전의 성격을 띤 전쟁까지 겪은 남북의 권력 집단이 안보정치를 권력 재생산의 주요 수단으로 삼지 않았다면 도리어 그것이 이상할 것이다. 탈-탈냉전 세계화 시대에서도 냉전의 고도로 남아 있는 한반도의 분단 및 정전 체제는 미국, 중국, 일본 등 관련 주변 강대국들의 전통적인 분할통치 전략과 함께 두 분단 권력의 재생산을 통해 유지되고 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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