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사람들]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시민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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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시민기자들


신간 ‘나는 시민기자다’ 공동저자 김용국‧최병성 씨 인터뷰

글 김남희/ knh@kdemo.or.kr

사진 제공/ 오마이뉴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로 2000년 문을 연 인터넷 언론 ‘오마이뉴스’는 가입만 하면 누구든 기사를 쓸 수 있는 대안언론입니다. 창간 초기 700명 남짓했던 시민기자는, 13년이 지난 지금 7만 명을 넘었습니다. 명실상부한 ‘스타 시민기자’들도 생겼습니다. 적어도 마흔 번 이상 머리기사 자리에 이름을 올린 대표 시민기자 12인이 자신만의 글쓰기 노하우와 생생한 경험담을 모아 책을 냈습니다. ‘나는 시민기자다’(오마이북)가 바로 그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들도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불합리한 일을 목격했을 때는 누구보다 분노해 글을 쓰는 시민기자들의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자신들만의 글쓰기로 스스로의 삶을 바꾸고,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을 바꾸는 시민기자 2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목사님에서 발로 뛰는 열혈 환경기자로…최병성 “사망한 벙어리 언론 대신 나설 수밖에…”

‘불독’, ‘1인 군대’. 이 무시무시한 별명을 가진 사람은 참 어울리지 않게도 목사라는 본업을 가진 최병성 씨입니다. 네티즌들이 그에게 이런 별칭을 붙여준 것은 한 번 물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는 근성 때문입니다. 그는 목사라는 본업과 상관없이 환경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하여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끈질기게 파헤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쓰레기 시멘트로 아파트를 건축하는 국내 시멘트 재벌들과 정부를 상대로 싸워 홀로 개선책을 이끌어내기도 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대상으로 국내 첫 승소도 거뒀습니다.

-‘목사가 왜 이런 일을 할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지요?

“목사이기에 이 일을 합니다. 성경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고, 노아에게 생명을 보존하고 잘 지키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이지요. 이 땅에서 파괴되어가는 생명들의 아픔을 지키는 일은 목사인 제게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저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일부 교회는 자신들끼리만 ‘창조주 하나님을 믿노라’ 하면서 창조주 신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돈과 성공의 신을 믿는 꼴이지요.”





-시민기자가 된 이후 개인적인 삶에 변화가 있었다면요?

“더 바빠졌다고 할까요? 4대강사업의 문제를 알리는 강연을 전국을 돌며 300회 이상을 했고, 글쓰기 강연도 하고 있습니다. 제 본 직업이 목사인데 교회에 와서 설교해달라는 요청은 없네요.(웃음) 올 봄에도 4대강사업과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와 숲, 생태, 환경 강의 등 다양한 강연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글과 입으로 세상에 생명을 외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4대강 전문기자’로 유명하십니다.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무리하게 강바닥을 파낸 4대강사업의 영향으로 칠곡군의 상징물인 왜관철교가 붕괴되었을 때, 사람들이 제가 쓴 기사를 찾아내서 ‘소름끼치도록 놀라운 예언자’라고 했습니다. 다리가 붕괴되기 2년 전에 제가 이미 기사를 통해 4대강사업으로 이 다리가 무너질 거라고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오마이뉴스 기사를 통해 4대강사업으로 인해 발생할 재앙에 대해 지적한 것들이 대부분 그대로 적중했습니다.”

-스스로의 기사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습도 많이 목격하셨지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투표를 실시할 때 ‘한강 걸레상스’, ‘세금둥둥섬’, ‘광화문 걸레광장’ 등 오 전 시장의 실정을 지적하는 기사를 연재했습니다. ‘걸레상스’라는 말이 신조어가 될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고, 제 기사가 선거에 작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광화문 걸레광장 기사는 감사원으로 하여금 감사에 착수하도록 유도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광화문 광장 공사의 잘못이 드러나기도 했지요. 오마이뉴스에 쓰는 기사 하나하나가 세상에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보람 있게 생각합니다.”

-시민기자는 ‘◌◌◌’다?

“시민기자는 ‘다윗’입니다. 목사인 제가 시민기자로서 기사를 쓴다는 것은 대한민국 언론이 죽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망한 벙어리 언론 덕에 4대강사업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일이 강행 될 수 있었습니다. 깨어날 가망이 없는 죽은 언론을 더 이상 기대하지 말고, 우리가 직접 언론이 되어야 합니다. 인터넷 혁명시대이기에 제가 쓰는 기사들이 골리앗이라는 거대한 세상을 향해 던지는 다윗의 물맷돌이 될 수 있습니다. 제 물맷돌이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고 있고, 그 변화들을 하나 둘 체험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됩니다.

“어제도 중랑구 하수종말처리장에 다녀왔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파괴하여 허허벌판에 쌓아놓은 청계천 유물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죠. 역사와 생태가 철저히 파괴된 청계천을 바로 세우는 기사들을 써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서울의 한강과 4대강이 왜 다시 흘러야하며 어떻게 살아날 수 있는지 그 희망을 이야기하는 기사들을 쓸 예정입니다. 가장 장기적인 소망은 인류의 존립자체를 무너트리는 원자력발전의 위험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는 기사들을 쓸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 법원 공무원 김용국 씨의 `이중생활‘…“시민기자는 다음어지지 않은 보석”

김용국 시민기자는 법원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살려 2005년부터 소수 전문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법을 쉽고 자상하게 풀어쓰는 기사를 써왔습니다. 공무원 신분이지만, 속 시원한 비판 기사들도 쏟아냅니다. 촛불 재판 파동 때는 판사와 법원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하고 사태를 분석하는 글을 써서 대중의 호응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사의 누적 조회수와 원고료 수입은 각각 천만 단위를 넘어섰고, ‘생활법률 상식사전’, ‘생활법률 해법사전’, ‘국민판사 서기호입니다’ 등의 저서는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법원공무원에서 법조 전문 시민기자로, 흥미진진한 라이프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저는 대학시절 학보사에서 3년간 기자활동을 했습니다. 당연히 직업기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학점도 변변찮았고, 그렇다고 언론사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쌓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기자 대신 법원공무원이 되었지만 공무원이 된 뒤에도 기자가 꿈을 버리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 무렵부터 인터넷신문에 가족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동안 접고 살아왔던 기자의 꿈이 다시 꿈틀댔습니다. 법원, 검찰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른바 ‘법조 기사’는 양은 넘쳐나지만 제대로, 깊이 있게 다루는 기사는 보기 힘들다는 개인적인 불만이 컸던 터라 제가 직접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어려운 법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는 일들을 하고 계신데, 특별히 보람찼던 순간이 있다면요?

“가슴 떨리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느 해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내 기사를 놓고 "공무원이 기자로 활동하면서 이런 기사를 써도 되느냐"는 문제로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내게 닥칠 후폭풍이 거세리라 각오했으나 다행히 신변에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법원 비판 기사를 쓴 뒤에는 한동안 내부 항의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가끔씩 법원에서 일을 하는 도중에 “기사를 잘 보고 있다.”고 인사를 하거나 “책을 잘 보았다.”면서 사인요청을 하는 분들을 만나게 되어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시민기자는 ‘◌◌◌’다?

“시민기자는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입니다. 저도 원래 직업기자의 길을 꿈꾸었습니다. 하지만 시민기자로 자유롭게 글을 쓰는 지금이 더 행복합니다. 기자라는 이름은 더 이상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닙니다. 일반 시민들도 시간과 열정을 투자한다면 누구나 좋은 기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시민기자가 되지 않더라도 SNS와 1인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글을 쓰시면 좋겠습니다. 여론의 다양성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많은 분들이 법을 ‘가진 자의 전유물’, ‘가급적 멀리 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측면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법을 방치했다가는 이런 현상이 더 악화될 뿐입니다. 시민들의 무관심이 민주주의를 멀게 합니다. 법은 인권, 민주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시민들이 법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과거 유신헌법처럼 잘못된 법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작게는 나의 권리, 크게는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법을 더 알아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법을 외면하고 멀리 하기보다는 제대로 알고 제대로 비판해야 합니다. 시민들이 법을 더 만만히 여기는 데 저의 활동이 조금이나마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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