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 언론도 ‘협동조합’으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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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도 언론도 ‘협동조합’으로 바꾸자! 

윤여준, 이철희, 박인규 3인 토크콘서트 ‘협동조합으로 바꾸는 세상’


글 김남희/ knh08@kdemo.or.kr


지난 7월 6일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과 정치소비자협동조합 <울림>이 개최한 토크콘서트에서 출연진들이 이야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윤여준 <울림> 이사장, 박인규 <프레시안> 이사장,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프레시안(최형락)과 정치소비자협동조합 <울림>이 개최한 토크콘서트에서 출연진들이 이야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윤여준 <울림> 이사장, 박인규 <프레시안> 이사장,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프레시안(최형락)_##]


바야흐로 ‘협동조합의 시대’다.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뒤흔들자, 세계는 협동과 자조자립을 바탕으로 한 협동조합의 힘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내에서는 언론과 정치 분야를 협동조합 모델과 결합시키는 실험들도 일어나고 있다.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과 정치소비자협동조합 <울림>이 지난 7월 5일 저녁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협동조합으로 바꾸는 세상’을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에 찾아가 봤다. 최근 인기 팟캐스트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는 윤여준 <울림> 이사장(전 환경부 장관)과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이 무대에 올랐으며, 박인규 <프레시안> 이사장이 사회를 맡았다.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금요일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00여명의 관객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현장을 생생히 중계한다. 


<프레시안>, <울림> 사례 통해 협동조합의 가능성 탐색  


박인규 <프레시안> 이사장.  ©프레시안(최형락) 이사장. ©프레시안(최형락)_##]

 토론회는 <프레시안>의 박인규 이사장과 <울림>의 윤여준 이사장이 각각 자신들이 이끄는 협동조합에 대해 소개, 앞으로의 비전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박 이사장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런 자리를 통해서 조합원들을 한명이라도 더 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련한 자리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야기를 시작했고, 윤 이사장은 “전국의 유권자가 약 3천만 명이므로, 국민 절반 정도를 조합원으로 모시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두 사람이 “서로의 협동에 가입해주는 품앗이를 하자.”고 다짐하는 장면에서는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윤여준: 과거처럼 소수 지식인이나 엘리트가 이끄는 형태가 아니라, 아예 다수의 국민이 주체가 되는 정치 운동을 해야겠다 싶어서 협동조합을 택했습니다. 지금 시대가 혁명적으로 바뀌고 있어서 시민의식만 깨울 수 있으면 아래로부터의 정치 변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7개월 만에 들어선 협동조합이 1,400개가 넘습니다. 이 기본법이 이명박 정권 시절 만들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보수 여당에서 긴장하고 있는데요. 


윤여준:  박원순 시장이 협동조합 8,000개 설립을 공언했지요. 여당 입장에서는 박 시장이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보니, ‘지지 세력을 만들고자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거라고 짐작은 갑니다. 왜 걱정이 안 되겠어요. 그러나 사실 협동조합 명의로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찬성하지 못하게 법적으로 명시 돼 있어요.  


박인규: <울림>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요. 


윤여준: 첫째는 민주주의 사회의 성숙입니다. 그러자면 우리 국민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의식을 갖는 것이 기본이지요. 둘째는 국민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국민은 주권자이면서 동시에 국가와 권력관계로서는 피지배자입니다. 또 정치의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입니다. 상품시장에서 생산자는 소비자의 기호를 살펴서 생산합니다. 그런데 정치에서 보면 생산자인 정치인이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아요. 그 책임은 소비자에게도 있습니다. 상품시장에서는 불매운동을 해서라도 심판을 가혹하게 하는데, 정치에서는 소비자인 국민이 감정적 소비만 하고 만다는 겁니다. 그러니 정치인과 정당들이 대안을 내놓으려고 하지도 않고, 바꿔야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왔어요. 이걸 바꾸라고 말해도 듣지 않으니까, 이제는 국민이 주체가 되는 운동을 만들어서 정치를 바꿔보자는 것입니다. 소비자 의식으로 생산을 하자는 것입니다. 

 

박인규: 말씀을 듣고 보니까 언론하고도 비슷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프레시안>도 광고에 의존해서 끌어가기가 힘들었습니다. 광고를 설령 유치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광고하는 제일 큰 주체가 대기업이니, 그들의 눈치를 봐야했습니다. 


윤여준 <울림> 이사장.  ©프레시안(최형락) 이사장. ©프레시안(최형락)_##]

윤여준 “NLL 대화록 공개는 정치 후진국 자처한 꼴…정부 여당 책임져야” 


 2부에는 이철희 소장이 합세했다. ‘팟캐스트 윤여준’과 ‘이철희의 이쑤시개’,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두 팟캐스트의 진행자가 나란히 무대에 올라 구체적인 정치 현안에 대한 입담을 풀자 장내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다. NLL(서해 북방한계선) 대화록을 둘러싼 논란들부터 국가정보원과 관련한 정국까지 다양한 정치 이슈들이 도마에 올랐다. 정부와 여야 정당은 물론이고, 언론과 시민사회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전체 구성원들에 대한 성찰도 나왔다. 주요 내용만 발췌한다. 


박인규: 6월부터 국정원 발원의 NLL 논란이 한 달 이상 정치의 최대 화두가 되어오고 있는데요. 그러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까자’는 말까지 나왔고, 그것이 현실화 됐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무리 봐도 대화록 확인이 무슨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철희: 보수라는 이념적 성향에는 여러 특징이 있지만, 어쨌든 국가의 이익을 중시한다는 점이 주요합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는 보수가 국익을 팽개치고 자신들의 유불리 때문에 대화록을 공개했습니다. 진정한 보수가 아닙니다. 이제 대한민국에는 보수의 재구성도 굉장히 필요합니다. 


박인규: 대선 전에 한 번 터진 NLL 문제가, 또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이 드러난 후 다시 터졌습니다. 여권이 형편이 어려워지면 이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 같아요. 


윤여준: 다시는 남북관계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말아야 해요. 우리 입장에서야 남북관계가 ‘특수 관계’지만 국제사회 시각으로 보면 국가 간 관계예요. 독립적인 UN 회원국 아닙니까. 우리가 경제․문화적으로는 선진국이지만 정치적으로는 후진국이라는 것이 입증된 겁니다. 나라 위신에도 큰 상처가 났고, 앞으로 남북관계나 기타 외교 관계에서도 큰 부담이 올 겁니다. 정부 여당이 책임져야 합니다. 


박인규: 야권은 잘 대응하고 있는 건가요? 이미 벌어진 일이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철희: 이미 국정원이 사본을 공개하면서 야권이 이긴 상황이었는데, 왜 굳이 축구로 치면 ‘인저리 타임’(injury time)에 들어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국정원의 정치 개입 문제로‘터닝’(turning)하는 것이 좋았다고 봅니다. 6년 전에 대통령이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는 진위 공방일 뿐이고, NLL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어요. 그러나 국정원 선거 개입은 국기 문란 사건이고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사건이고 지금도 국정원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전선 관리를 잘못하고 있습니다. 


윤여준: 이 소장 말씀대로 야당이 전술적으로‘말린’거죠. 자신에게 불리한 이슈가 터지면 더 큰 것으로 덮거나, 다른 것으로 바꾸거나, 아예 무시하는 대처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여당은 국정원 선거 개입을 NLL 공방으로 바꾸려고 한 것인데, 야당이 이걸 덥석 물었어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프레시안(최형락)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프레시안(최형락)_##]


이철희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해야 우리 정치도 업그레이드 된다.”


박인규: 작년 1~2월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당시 새누리당이 김종인 박사를 영입해 경제민주화를 추진했고, 심지어는 강령에서‘보수’를 빼자는 말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박근혜 정부를 보면 다 잊어버린 것 같아요. 더 불가사의한 것은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 인기가 높고,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좋아요. 


이철희: 대중이 어리석다고 판단하지는 마시고요. 대중은 경험적으로 판단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난 정부를 놓고 생각하면 훨씬 잘한다는 거죠. 대중은 일도양단의 판단을 잘 안하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문제는 있는 것 같지만, 아직은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거죠. 기대를 접어버리면 마음 줄 곳이 없잖아요. 방송하는 사람이 밥줄 끊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기준에서 보면 박 대통령이 잘 하는 대통령은 아닙니다.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해야 합니다. 이건 덕담이 아니고요, 그래야 우리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습니다. 


윤여준: 대북 정책을 잘한다고 보는 것은 금방 이해가 갑니다. 과거에 비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균형을 잘 잡는 편인 것 같습니다. 한미정상회담이나 한중정상회담에 대해서 본질로 들어가면 다른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지만, 일단 언론은 주변적인 것만 보도하고 대중들 관심도 거기에만 쏠리잖아요. 그렇다고 볼 때 일단 한복 입은 맵시도 우아하고(좌중 웃음), 풍기는 이미지나 행동이 상스럽지 않잖아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은 유지한 것 아닙니까.‘전임자에 비해서’….


박인규: 말씀 들어보니 박근혜 대통령이 장점이 굉장히 많군요.


윤여준: 장점이 많은 분입니다. 다만 21세기도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필요한 리더십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어요. 이점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말을 많이 했는데, 그 점만 바뀌면 굉장히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시간여의 시간 동안 이어진 토크콘서트는 출연자들의 야권에 대한 간절한 제언으로 끝이 났다. 박 이사장이 “우리나라 정치는 ‘누가 더 잘하냐’가 아니라 ‘누가 더 못하냐’를 따져야 하는 것 같다. 야권에 대해서도 국민의 실망이 크다.”고 말하자 이 소장은 “이제는 민주당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드릴 때가 됐다. 안철수라는 사람이 여차하면 접수할 생각으로 문 앞에서 칼을 들고 서있는데, 저렇게 느슨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면 ‘참 민주당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답변을 해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어 윤 이사장은 “대중들은 야당에 ‘야당다운 야당이 돼라’는 것과 ‘싸우지 말라’는 상충된 요구를 한다. 이게 바로 야당의 딜레마다. 우리가 야당을 이해해야 할 부분도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출연자들의 발언이 끝난 후에도 관객들은 떠나지 않고 질의응답과 토론 시간을 가지며 열띤 논쟁을 이어가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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