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에 갇힌 ‘땅에 별’(파이 다오 딘), ‘5.18 정신’으로 연대한다

창살에 갇힌 ‘땅에 별’(파이 다오 딘), ‘5.18 정신’으로 연대한다

올해의 5.18 광주인권상 수상자 짜투팟 분팟타라락사의 석방을 위한 운동 전개

이서연  파이 다오 딘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공회대 학생모임

*파이의 석방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에 참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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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 SNS 계정에 “대통령의 귀는 당나귀 귀”라는 글을 공유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이야기의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글을 공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가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와 같은 일이 실제 태국에서 발생했다. 태국의 학생운동가 파이 다오 딘의 이야기다.

짜투팟 분팟타라락사(일명 파이)는 콘깬대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이다. 그는 대학 내 동아리 ‘다오 딘’의 일원이었다. ‘다오 딘’은 태국어로 ‘땅에 별’이라는 뜻이다. 파이가 투옥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사람들은 그를 ‘파이 다오 딘’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에 따라 그가 속했던 다오 딘도 널리 알려졌다.

이제 그의 이름이 한국에서도 생소하지만은 않다. 5·18기념재단은 4월 16일, 파이 다오 딘을 올해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파이 다오 딘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공회대 학생모임>은 태국 국왕 마하 와치라롱껀에게 파이 다오 딘의 석방을 청원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서명란은 기사 맨 끝 참조). 성공회대 아시아NGO정보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오는 5월 19일, 파이 다오 딘의 가족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파이 다오 딘의 가족은 수감된 그를 대신해 광주인권상을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5.18 광주정신을 되새기려는 이들의 연대가 또 다른 촛불이 될지 주목된다.

태국의 청년활동가 파이 다오 딘

지난 2016년 12월 4일, 파이 다오 딘은 왕실모독죄(lèse-majesté)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체포된 날 새벽 5시 경,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나의 글을 공유했다. 태국 BBC에 게재된 태국의 새 국왕 라마 10세(마하 와치라롱껀)의 개인사가 담긴 프로필 기사였다. 파이 다오 딘 이외에도 약 2,6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이 중 수감된 사람은 파이 다오 딘, 단 한 명뿐이다. 파이가 수감되지 않은 이들과 달랐던 점은, 기사를 공유하면서 기사의 일부를 발췌해서 덧붙였다는 것이다. 다른 이들은 별다른 말없이 기사 주소만을 공유했다. 파이는 보석신청을 하였으나 콘깬 지방법원으로부터 수차례 기각당하고 현재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 재판은 현재도 비공개 상태로 진행 중이다.


▲왕실모독죄로 연행 중인 파이다오딘 ©출처 : VOICETV

파이 다오 딘은 현재 ‘NDM(New Democracy Movement, 새로운 민주주의 운동)’의 일원이기도 하다. NDM은 명칭 그대로 군사독재를 반대하고 민주주의 회복 운동을 전개한다. NDM과 다오 딘으로 대표되는 태국 내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청년들은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우리는 여러분이 두려워하고 있음을 이해합니다. 우리 또한 그 공포를 느낍니다. 그러나 여러분, 더 이상 침묵하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마십시오. 군사정권의 불법적인 권력남용에 저항해야만 우리는 군사정권을 종식시킬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계속 수동적이라면 오늘날 우리의 투쟁은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상황이 부정적으로 느껴지시겠지만, 이 상황이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주저하지 마십시오.”

파이는 이전에도 체포된 적이 있다. 2014년 태국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였을 때다. 군부 주도의 과도 정부 출범 당시 수차례 체포됐다. 지난 2016년 8월, 군부 주도 개헌 국민투표 직전에는 개헌안 반대 유인물을 배포했다가 투옥되기도 했다.

독재체제의 수호자가 된 왕실 모독죄(lèse-majesté)

왕실모독죄(lèse-majesté)란 태국 형법 112조를 위반한 것을 뜻한다. 태국 형법 제 112조에 따르면, 왕과 왕비, 왕세자, 또는 왕의 대리인(섭정자)을 헐뜯거나, 위협하는 자는 감옥에서 최장 15년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 한편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파이의 체포 이후 “태국에 사는 사람이 태국법을 어겼다면 반드시 기소되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행동이 괜찮을지 몰라도 태국에서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왕실모독죄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해석의 여지가 넓고, 부가되는 처벌이 가혹하다고 말한다. 군사정부가 왕실모독죄를 저항적인 인사 처벌에 악용한다는 비판도 있다. 제 24회 전태일노동상 특별상 수상자인 태국의 노동운동가 솜욧 프룩사카셈숙씨는 왕실모독죄 폐지를 주장하다가 왕실모독죄로 11년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2011년 수감되어 현재 6년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2015년에는 한 태국인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키우는 개를 비꼬는 글을 SNS에 게재했다는 이유로 군사재판을 받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2016년 12월 12일 태국 왕실은 관보를 통해 사면을 단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태국 왕실이 발행한 관보 로얄 가제트(Royal Gazette)는 사면의 의미를 신임 국왕 와치라롱껀의 ‘자비’로 표현했다. 꼬비키앗 카시위왓 교정국장은 "왕실모독 처벌을 규정한 형법 112조를 위반해 복역 중인 일반 재소자도 감형 또는 출소 고려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이는 2016년 5월 현재, 쇠창살 안에 수감되어 있다. ‘자비’가 아닌 ‘무자비함’으로 인해 그는 날개가 꺾였다. 보석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으로써 이젠 꺾인 날개마저 없어질 위기다. 연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UN의 강력한 비판

파이의 기소 이후, 2017년 2월 7일 유엔은 태국에게 왕실모독죄 폐지 및 표현의 자유 보장을 촉구했다.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조사위원인 데이비드 케이는 “태국의 왕실모독죄는 국제 인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국왕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인을 모욕한다는 이유로 형벌을 가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이는 비판적 발언을 억제하는 정치적 도구”라고 비판했다.

세계인권선언(UDHR,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제19조는 표현의 자유를 권리로 보장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의사와 표현의 자유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 이러한 권리는 간섭 없이 의견을 가질 자유를 포함함과 동시에, 국경에 관계없이 모든 매체를 통해 정보와 이념을 추구하고 획득하고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 세계인권선언은 1948년 12월, 제3차 국제연합총회에서 채택된 선언문이다.

*본 기사는 정의당 <정의타임스>에 실린 원문을 수정한 것이다.
원문의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www.justice21.org/newhome/board/board_view.html?num=90507
*파이다오딘 사진 출처 : http://news.voicetv.co.th/thailand/4805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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