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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호 문화와 민주주의 : 개별적이고 사소한 일상에서 출발하는 어떤 문화에 대하여



문화와 민주주의   : 개별적이고 사소한 일상에서  출발하는 어떤 문화에 대하여
 

블랙리스트 사태

2016년 10월 이후, 우리 국민들은 하나의 이슈에 주목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가 연루된 희대의 게이트 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이었고, 제왕적 대통령마저 꼭두각시에 불과할 수 있다는 어렴풋한 추측을 사실로 확인시 켜주었다. 더불어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많은 국책사업과, 개별정책에 관한 필연적인 회의를 불러 일으켰다. 많 은 이슈 중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파문이 일었던 것은 ‘블랙리스트’의 존재여부와 그에 따른 일관된 실행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는 전신인 문예진흥원 시절부터 국내의 대표적인 예술인들, 학자, 관료들이 임기 제 위원으로 활동하며 공정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추고 있는 공신력 있는 그룹이었기에, 위원회가 앞장서서 블랙리 스트의 실행주체가 되었다는 소식에 예술인들이 느끼는 충격과 배신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국민의정부와 참 여정부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을 명제로 삼아, 독립적이고 자 율적인 문화예술이 중심 가치가 되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문화예술을 지원했다. 당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벌어진 작금의 사태를 통해 상징적으로 대한민국사회의 명백한 퇴행을 목격하게 되었다. 일상의 문화를 되찾기 위해서 집권 초기 박근혜 정부의 핵심 키워드였던 ‘창조경제’는 문화예술의 핵심가치인 창조성을 경제에 접목시켜보겠다 는 야심찬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나, 창의적인 비전이 구현된 유의미한 결과물의 사례는 극히 미미하다. 그도 그럴 것이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해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가 문화예술의 핵심인데, 이를 경제논리에 결부해 허울 좋게 만들어놓은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 실상은 권력의 신망을 받고 있는 자들을 위한 예산 몰아주기에 불과했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 

시민의 연약한 일상이 만드는 문화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기 위해서 개개인의 자유를 보장받는 최소한의 제도적 역할은 필수불가결이다. 지난 정권에 서 보여준 몰상식과, 불공정은 우리 사회의 성장동력에 치명상을 입혔다. 지난 겨울 광장의 촛불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를 희구하는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었다. 최소한의 상식으로, 다채롭고 열린 문화로, 자유로운 삶이 보장된 민주주의로 이루어지는 대한민국의 내일을 만나고 싶은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광폭한 물결 에서 가만히 자기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길 원하는 시민들의 사소하면서도 개별적인 꿈이 부디 꺾이질 않길 바란 다. 덧붙여 문화예술이 그런 도저한 민주주의를 열어가는 든든한 동행으로 기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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