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호 판문점 정전체제를 넘어 동아시아 평화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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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정전체제를 넘어 동아시아 평화체제로

김학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찾아오고 있는가. 4월 27일의 남북정상회담, 5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글은 판문점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정전 협상의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보고, 중장기적 전망을 검토해 보고자 하였다. 이른바 아시아 ‘패러독스’, 즉 경제적으로는 엄청난 규모와 밀도로 협력과 교환을 하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에 걸맞은, 지역 차원에서 협력하고 공동으로 논의하고 결정하는 제도와 기구 없이 마치 유럽의 19세기 민족국가들처럼 서로 경쟁하고 전쟁과 군사적 충돌의 위협을 감수하고 있는 모순적 현상을 겨냥한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지역 안보 구조 사이의 극적인 차이는 하나의 ‘경험적 수수께끼’로서 많은 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외교적 논의에서도 중요한 주제가 되고 있다

 

1990~2000년대의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노력들이 결국 실패하며, 한국, 미국, 중국은 모두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전략적 인내와 실제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수동적인 상징 적 제제만 해왔다. 그럴수록 어떤 기대도 접은 강력한 불신을 내면화한 북한은 더욱 더 고립 되어 핵무기를 개발해왔다. 약간의 긴장상황이 발생해도 상호간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며 쉽게 갈등과 위협과 공격적 태도를 표출하는 일들이 반복되어왔다. 이렇게 1994년 시점에 서 북미 대화를 통해 논의 되었고,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통해 추구되었던 비핵화와 북 미관계 정상화의 교환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한 채 10여년이 흘러간 것이다. 2017년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교체되기 전에 이미 한국은 한반도 문제에 크게 관심이 없고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중·미·일에 끌려 다니며 앞으로 더 커질 북핵갈등을 반복적으로 경험할 것인지, 아니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기여할 것 인지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해 있었다.

 

우리는 올해의 중요한 외교 일정들을 완수하고, 내년 봄이 올해만큼이나, 아니 지금보다도 더 평화로울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을까? 현재의 정세를 안정적으로 끌고 간다는 것을 전제 로 할 때, 3.1운동 100주년이 다가오는 2019년의 정치 외교적 기회도 크고,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2020년의 평화 외교의 기회도 매우 크며, 한국 중국의 주요 리더십 교체가 이루어지는 2022년도 매우 중요해 보인다. 필자는 여러 과정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이 ‘냉전의 박물관’이 아닌 ‘평화의 성지' 로 거듭나야한다. 판문점은 한국전쟁 정전협상이 이루어진 곳이고, 미완의 평화협 상이 진행되었던 곳이다. 판문점에서 회담이 중단된 이후 이 협상에 관여했던 국가들은 한 국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 정치회담을 열기로 했으나 그 회담은 지금까지 열리지 않았다. 이제 끝나지 않은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위한 국제 협력과 남북의 평화로운 통일 과정을 매개할 국가연합을 설립하여, 판문점을 통과하는 군사분계선을 따라 깊게 드리웠던 분단과 전쟁의 그늘들을 지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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