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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 37주년 축사> 역사의 줄기를 바꾼 4대항쟁으로 새겨지기를 기원합니다.

<부마항쟁 37주년 축사>

역사의 줄기를 바꾼 4대항쟁으로 새겨지기를 기원합니다.

 

 

무학산 능선 너머로 하늘이 푸르고, 치마처럼 펼쳐진 마산 앞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여기 남도 땅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성주괴공, 생주이멸하는 순환의 법칙은 우리를 비켜가지 않습니다.

 

깎아도 깎아도 수염이 자라듯 이 땅 뭇 삶의 고통은 멈출 줄 모릅니다. 죽고 다치고 비난하고 속이고 외면하고 싸우면서 생긴 생채기가 쉬 아물 줄 모릅니다. 그래서 더 오늘, 지금, 이 자리가 실존의 아픔과 치유의 방법을 직시하고 민주주의하려는 결기를 다잡는 현장인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한국 현대사는 억압과 해방, 도전과 응전이 교차하는 역동의 역사입니다. 일제 식민지 통치와 해방,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그리고 동족상잔의 폐허 위에서 겨우 ‘밥’의 문제를 해결했지만 ‘말’의 자유는 차압당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진 노동자 농민의 희생은 차마 말하기 어렵고, 청년학생과 시민들의 치열한 저항정신은 노도처럼 거셌습니다.

 

부마민주항쟁은 박정희 정부의 유신체제가 강요한 정치적 굴종과 사회적 침묵에 대항하여 청년학생, 노동자, 시민들이 권력과 정면으로 부딪친 민중항쟁이었습니다. 70년대 유신체제 하에서 누적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모순이 폭발하여 마침내 박정희 정권을 붕괴시킨 민주항쟁이었습니다.

 

당대의 부마민주항쟁이 비록 지역에 고립되고, 민주헌정질서의 회복으로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지만, 이듬해 광주를 거쳐 그 항쟁정신이 전국에 파급되면서 마침내 6월민주항쟁으로 꽃피어났음은 역사가 평가하고 있습니다. 부마민주항쟁이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과 더불어 한국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민주주의를 쟁취한 4대항쟁으로, 굳게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 10. 18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박상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