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12 민주주의 배움터> 2강 강좌 후기

지난 5월 15일(수) 오후 7시 30분부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누리에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한국청년연합(KYC)이 공동 주최하는 <2012 민주주의 배움터> 두번째  강좌가 열렸습니다.

스승의 날이기도 했던 때문인지 첫 번째 강좌 때보다 참여자분들이 많이 줄었지만 약 20여명이 함께 한 이번 강좌역시 더 없이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대의 민주주의,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다소 도전적인 제목으로 이루어진 이번 강좌는 그동안 정당, 선거, 민주주의 문제에 대해 많은 연구작업을 해 온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가 맡아주었습니다.

 

지난 첫 번째 강좌에서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대의 민주주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오히려 직접 민주주의를 강조하였다면, 이번 두 번째 강좌에서 서복경 교수는 '그래도 대의민주주의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는 걸 주장하려 한다'고 서두에 결론을 내며 강좌를 시작해 참가자들로 하여금 긴장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우선 민주주의(Democracy)의 어원(-cracy)을 살펴보면 여타의 다른 '-주의(ism)'와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상 'democracy'의 정확한 번역은 '민주정'이 더 적합합니다. 사회주의(socialism), 자유주의(liberalism) 등의 '주의'는 모두 정치체제가 만들어지기 전에 하나의 '이념'으로서 모델이 존재하고 나중에 현실 정치체제로 구현되었던 데 반해, 민주주의는 이와 정 반대로 현실 정치체제로서 하나하나 수정되고 개선되는 과정에서 이념으로서의 모델이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그 본성 자체가 결코 우아하고 고결하지 않다고 합니다

실제로 아테네 민주정의 정점을 살았던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모두 민주주의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아테네에서는 현재와 같은 수준은 아닐지라도 입법, 사법, 행정부 기능이 각각 따로 존재했었고 각각의 부서 구성을 추첨을 통해 구성했습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모두 정부를 운영하는 능력을 하나의 전문적 영역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추첨제도에 반대하고 심지어 플라톤은 각자 맡은 역할에 따른 위계적인 사회를 이상적인 사회로 바라보았습니다.

서복경 교수는 이전 그리스 민주정에서의 추첨제와는 달리, 지금 우리가 사는 민주주의 정치제도 하에서는 통치자와 피통치자가 더이상 일치하지 않고 있고 그 결과 서로 역지사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후 민주주의 제도에 대해 부분적으로 긍정하면서 "잘 복종할 수 없는 사람은 잘 통치할 수도 없다" 통치와 복종을 번갈아 하는 과정에서 역지사지의 마음이 생긴다고 하였지요.

고대 그리스 민주정과는 달리 현대의 대의 민주주의가 갖는 특징은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리스 민주정과 중세의 귀족정과 군주제 각각의 장점을 혼합한 제도라는 점입니다. 우선 민주주의의 장점은 결정의 과정에 다수가 참여해서 승복을 이끌어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항상 공익적 문제에 깊이 관심을 갖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귀족정은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생계에서 좀 더 자유로운 사람이 공익의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여유를 갖고 더 숙고할 것이라는 바탕이 깔려 있어 이러한 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군주제의 장점에는 일사분란한 단일한 집행력이 있지요.  이 각각의 장점이 혼합되어 현대의 대의 민주주의가 만들어졌습니다.  

서복경 교수는 대의민주주의 자체를 좋아하고, 싫어할 수는 있지만, 국민국가 체제가 등장한 이후에 국가정부를 구성하는 원리로서의 대의 민주주의가 지금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체제이고, 다른 대안이 없는 한 우리는 그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고쳐 쓰는 것이 진정한 대안이라고 주장했어요. 

 

자! 그렇다면 다음의 세 가지 질문에 답해 보시겠습니까?

1)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누구'를 '대표'하나요?

   가. 당원

   나. 선거에서 그들에게 투표한 유권자

   다. 대한민국 전체 유권자

2) 국회의원은 본회의에서 '누구'의 의사에 따라 '표결'해야 할까요?

   가. 국회의원 자신의 양심

   나. 국회의원이 속한 정당의 집단 의사(당론)

   다. 자신과 자신의 정당을 지지해 준 유권자(단체)

3) 정치인은 '선거약속(공약)'과 '여론' 중 무엇을 따라야 할까요?

   가. 여론은 가변적이므로 선거공약을 지켜야 한다.

   나. 상황의 변화를 반영한 여론을 따르는 게 옳다.

 

어때요? 쉽게 답할 수 없겠지요? 

서복경 교수는 대의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이 끊임없이 작동하는 딜레마가 있으나,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할 것은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최종의 결정을 하기 이전에 서로를 설득하여 다수를 만들어가는 숙고의 과정 그 자체라고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첫 강좌와 두번째 강좌가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팽팽한 긴장감을 준 가운데 세 번째 강좌는 직접민주주의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5월 23일(수) '직접 민주주의 현장을 가다'라는 제목으로 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교수가 강좌를 맡을 예정입니다.  <2012 민주주의 배움터> "상상하라. 민주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