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야 여행가자] `열사가 되려 떠났는데, 열사할 뻔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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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야 여행가자] '열사가 되려 떠났는데, 열사할 뻔 했어요' 

지난 8월 6일, 네 명의 대학생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찾았다. 1시간 동안 이어진 만남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듣자하니 제주도에서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대학생민주주의현장탐방단’으로 선발돼 지난 1주일동안 제주도를 휘젓고 다닌 ‘위대한 대학생’ 모둠의 탐방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역사현장 탐방계획을 세우는데 제주도가 문제였다.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배편을 알아보던 중 휴가철이 다가왔음을 깨달았고, 자신들의 여행 일정이 그 휴가철이라는 점도 깨달았다. 백방으로 알아봐서 간신히 배표를 구했다. 하지만 그들의 제주도 일정은 태풍의 등장과 함께 꼬이기 시작했다. 모든 교통수단이 끊겨 예정보다 2박 3일 더 제주도에서 지냈다. 

여차여차해서 제주에 '입도‘했지만 그들을 반긴 것은 이글거리던 태양이었다. 베이지색 모자와 쿨토시만으로 이겨낼 방법이 없었다. 누구 말대로 ‘열사(烈士)가 되려다가 열사(熱死)할 뻔’ 했다. 열사(烈士)의 길이 쉽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은 계속 이어졌다. 



힘들었던 여정이었다고 해서 배울 게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제주4․3평화공원에서 참혹하고 안타까운 제주도의 역사를 배웠고 더 나아가 ‘평화’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었다. 서귀포 올레시장 끝에 있는 6월항쟁기념비를 찾아가 전국적으로 일어난 87년 6월 항쟁의 뜨거움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무엇이 87년 6월을 그렇게 뜨겁게 만들었을까?

잊지 못할 경험도 했다. ‘제주도를 사랑한 여행자’ 사진작가 김영갑 갤러리를 들렀다가 마음씨 좋은 제주도 어른들에 의해 강제로 1톤 트럭에 히치하이킹을 ‘당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대학생, 민주로 내일로’ 홍보대사를 자처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위대한 대학생’들의 여행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더 많은 대학생이 관심 갖길 바라며 가지고 간 기념 뱃지도 선물로 나눴다. 고기국수, 회국수, 제주흙돼지 등 맛난 음식도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제주도에서 자신감을 꽉 채우고 돌아온 것일까? 여행기를 들려주는 ‘위대한 대학생’들에게는 여유가 있었다. 그 자신감은 서울을 이어 광주로 이들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한열기념관을 찾아 25세 이한열을 만나고 광주에 내려가 전남대학교를 찾는다. 여행이 끝날 즈음 이들은 정말로 위대한 대학생이 되어 있을까?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위대한 대학생이 된 그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