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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배움터 5강좌 후기 ‘사회양극화와 일자리’

민주주의 배움터 5강좌 후기 ‘사회양극화와 일자리’ 

지난 11월 21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누리에서는 2012 하반기 민주주의 배움터 ‘경제민주화의 길을 묻다’ 다섯 번째 강좌가 열렸습니다. 이번 강좌는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님이 ‘사회양극화와 일자리’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최배근 교수는 이번 민주주의 배움터 강좌 중 ‘일자리 문제’를 다루는 강의가 제일 어렵다고 개인적인 소회를 밝힌 후 경제 불평등은 민주주의를 불구화시키기 때문에 경제민주화는 온전한 민주주의 정착에 필수조건임을 강조했습니다. 최근의 사회양극화의 핵심에는 소득불평등이라는 악성 요인이 자리잡고 있으며, 신자유주의가 전면화되면서 중간계층이 없어지고 이들이 하향화하는 추세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결국 사회적 이동성이 줄어들고 빈곤을 되물림하는 ‘신봉건적 사회’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최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산업화를 진행시켰던 여러 가지 시스템들이 수명을 다한 결과로 해석합니다. 최근의 경제적 부는 제조업 중심에서 무형가치를 생산하는 서비스업쪽으로 이동해 왔으며, 이때 시장은 무형재의 영역에서는 전혀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개혁을 단행했던 배경에는 당시 중화학공업이 꽃을 피우던 시기여서 각종 제조업 부분의 일자리를 만들어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탈공업화 여파로 70년대 이후부터 미국의 제조업 부분의 일자리 증가율은 계속해서 하락해 왔으며, 갈 길 잃은 자본이 금융으로 몰리면서 결국 금융의 글로벌화를 낳았고, 이는 다시 기업경영에 대한 금융자본의 영향력 증대로 기업의 비용절감 차원에서 임금 인상을 억제시키고 비정규직 노동력의 사용을 증대시키며 생산자동화로 해외 이전을 쉽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결국 이러한 임금 둔화와 고용악화가 내수를 약화시키고 결혼율 저하와 저출산과 고령화 추세를 심화시키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시 수출에 목을 메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최교수는 기업이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 내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는 뉴딜개혁과 같은 급진적인 개혁이 이뤄지기는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합니다. 현재의 개혁은 이미 있는 파이를 뺏어오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갈등이 더욱 첨예화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실현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대목입니다. 



<주요국 제조업 고용 증가율>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최배근 교수가 사회양극화의 원인으로 꼽고 있는 세 가지는 바로 탈공업화, 글로벌화, 기술진보입니다. 한국은 91년부터 제조업 수가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정확히 시장개방의 시기와 일치합니다. 이 시기 소련과 동구권이 몰락하면서 전 세계의 금융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글로벌화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바로 80년대 초반의 컴퓨터 혁명과 90년대의 가속화된 기술혁명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경쟁력 있는 일부 고숙련 일자리와 사람의 힘이 동원되어야만 하는 저임금 서비스 일자리는 증가하는 반면, 산업화 시대 상대적인 고임금 직종으로 화이트 칼라라 불리웠던 일부 단순반복적 업무를 하는 기능직, 즉 중간 숙련 일자리는 기술이 대체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전세계적으로 일자리 양극화와 사회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청년실업문제는 바로 이러한 일자리 양극화와 고용없는 성장과 동시적으로 발생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추세는 세계적인 현상으로서 복지의 상징국가로 불리는 스웨덴조차도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는 상황입니다. 



<표 왼쪽은 일본의 GDP 성장률, 오른쪽은 한국의 GDP 성장률>

최배근 교수는 일본이 지난 20년동안 거쳐왔던 위의 악순환의 고리를 우리가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여기서 벗어나는 방법은, 기존의 일자리 창출이 어렵게 된 성장률 중심의 경제체제에서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통한 성장 체제로의 시급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핵심과제는 다름 아닌 교육혁명이라고 최교수는 강조했습니다. 지금의 교육방식은 표준적인 노동력을 공급하여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던 산업화 체제에 적합했던 방식입니다. 애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은 차이를 강조하는 아이디어 집약형 산업이 대세가 되어 가고 있고, 이 때문에 전세계 선진국들의 화두는 “교육시스템의 개혁, 교육시스템의 혁명”이라고 최교수는 강조합니다. 더 이상 동일한 교육,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줄세우기 하면서 교육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성을 중시하며 ‘공유와 협력’이라는 삶의 방식을 터득하는 인재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 현 교육개혁의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방식은 여전히 동일기준에 의한 줄세우기를 부추기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교수는 일단 시급하게 대학교육을 올바르게 세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선발기준을 다양화해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인재들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육성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핵심인 이상 교육뿐만 아니라 의료와 주거문제 등은 투자 차원에서 국가가 보장해 줄 수 있도록 법률인프라와 금융인프라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배근 교수는 지금은 거대한 역사적 전환기이며, 기업이 일자리를 보장한 시대는 긴 역사로 봤을 때 2~300여년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이었다는 것을 환기시키며, 장기적으로는 자율과 협력이라는 민주주의 원리로 삶의 방식이 바뀌어 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호혜경제, 협력경제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 사이 시장의 불확실성은 끊임없이 커져 갈 것이고 그 속에 자신의 삶을 내던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며, 국가는 국민 삶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협동조합과 같은 비시장영역을 확장시켜 공동체 스스로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바꾸지 않는 이상 일자리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10월 24일부터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진행되었던 민주주의 배움터는 오는 11월 28일(수) 7시 30분에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의 ‘살림/살이 경제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여섯 번 째 강좌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