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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누리자료실

62호 주택자산 가치와 정치적 선택의 역학

62호 주택자산 가치와 정치적 선택의 역학


62호 주택자산 가치와 정치적 선택의 역학

주택자산 가치와 정치적 선택의 역학
정준호 (강원대학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기반 중심의 경제가 강화하면서 리카도의 세계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주택 점유 형태 간 이동의 제한은 주거 사다리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즉 ‘평생 남의 집에서 사는' 세대(generation rent)가 나타나고 있다. 자가 소유 정책은 가격 급등과 맞물리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영국, 미국 등 소위 선진국에서 최근 다주택 소유자가 늘어나고 그에 따른 소규모 임대사업자가 증가하고, 또한 평생 임대주택 세대(generation rent)가 출현하고 있다. 집값의 급등이 자가 소유의 장벽으로 기능하면서, 중산층 서민들은 평생 부채를 짊어지고 살아가거나 평생 임대주택에서 살아가도록 사실상 강제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거 불안정이 사회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택 소유자는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더 관심을 가지며 평균적으로 부동산 투자 가치를 보호하는 것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투표에 참여하고 의사를 개진한다. 이처럼 부동산 소유와 보수정당 투표 성향 간의 관계는 강하지는 않지만, 부동산 소유와 투표율(voter turnout) 간의 관계는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택 소유 그 자체보다는 주택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즉 투자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 주택 소유자의 정치적 태도를 좌우한다.

고소득층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서 진보적인 진영에 투표할 수 있다. 소위 ‘강남좌파’ 또는 ‘브라만 좌파’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자산의 경우에는 자신의 이해관계를 충실히 추구하고 따르는 경우가 두드러진다. 주택 소유를 촉진하고, 특히 다주택자를 양산하고,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사회가 보수화하고 정치·경제적 불평등을 심화하는 방향으로의 정치적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높여준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정의가 가능하지만, 포용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으로 볼 수가 있다. 상이한 이해관계가 조정되고 이들 간의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져야 민주주의가 공고화할 수가 있다. 주택 소유와 집값 상승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하는 정치적 견해는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무주택자의 정치적 의사를 포용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는 자산 불평등 및 공간 양극화를 초래하여 민주주의에 반하는 포퓰리즘의 자양분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지양되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집값 안정화는 민주주의 공고화의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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