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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정보

최정환-당시 36세

최정환-당시 36세

최정환(당시 36세)

1959년 출생
1994년 6월 방배역 부근에서 테이프 노점상 시작
1994년 6월 노점단속으로 전치 8주 부상
1995년 3월 8일 9시 45분경 서초구청의 살인적인 노점상 단속에 분신으로 항거
1995년 3월 21일 새벽 1시 50분 운명
척수장애와 교통사고 중도장애인인 최정환 동지는 1급 1호의 중증장애인이다. 서초구 방배역 부근에서 오토바이에 가판을 달고 테이프 노점상을 시작하여 삶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서초구청에서의 노점상 탄압으로 생활이 어려웠다. 그러한 가운데 95년 3월8일 오후 8시30분경 서초구청의 살인적인 단속에 장사하는 스피커와 밧데리통을 빼앗겨 당일 오후 9시30분경 서초구청을 방문 담당자를 면담후 압수된 물품을 찾으려 했으나 심한 모멸감만 받고 좌절당했다. 이에 분노한 최정환 동지는 결국 9시45분경에 분신하고 3월21일에 운명하였다.



성명서


지난 3월8일 오후 9시 서초구청의 노점행상에 대한 무자비한 단속으로 전치 8주의 부상을 입고 생계수단마저 빼앗긴 장애인 노점상 최정환씨의 분신을 접하면서, 우리는 지금 또 다시 더할 수 없는 울분과 분노를 느낀다.

세계화를 지향한다는 문민정부에서 조차 장애인의 생존은 여전히 짓밟힐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이번 사태는 400만 장애인을 포함한 이 땅 기층민중 모두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을 단적으로 드러낸 작태라 아니할 수 없다.

그간 장애인에 대한 인권 침탈은 무수히 자행되어 왔다. 최소한의 생존수단이 보장되지 못한 상황에서 많은 장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었으며,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복지기관에서조차 장애인에 대한 가해와 폭력은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모든 곳에서 내몰린 이 땅의 장애인에게 최소한의 생계수단마저 강탈한다면 이는 죽음을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최정환씨는 유일한 생계수단을 강탈하려고 한 정부에 분신으로 항변했다. 아무런 대책없이 노점상이면 무조건 단속이 능사라고 생각하고 폭행하고, 부수는 현 정부가 고용한 단속반에 대해 아무 힘도 없는 이 땅의 장애인, 이 땅의 노점상을 대변해 몸을 불사른 것이다.

철저히 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채로 살아왔고, 마지막 살고자 하는 발버둥마저 외면당해 버린 최정환씨의 삶이 곧 우리 장애민중의 삶이다. 우리는 최소한의 인권, 최소한의 생존권이 보장되지 못한 것이 장애인의 현실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장애인 복지법, 장애인 고용촉진법이 있어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지만, 그 노점에서마저 쫓겨나는 것이 장애인의 현실이다. 현 정부의 허구적인 세계화의 구호 속에서 장애민중의 몫은 차디찬 눈총과 무자비한 방망이 그리고 죽음밖에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최정환씨의 분신을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다. 장애인 전체, 기층민중 전체의 분노를 하나로 모아 분신까지 이르게 한 책임자를 응징하고, 대책없는 노점상 단속에 맞서 최소한의 삶의 보장이 이루어질 때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우리의 주장--

폭행단속반 해체하라!

책임자 처벌하라!


1995. 3. 10.

용인가톨릭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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