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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정보

한상용-당시 24세

한상용-당시 24세

한상용(당시 24세)

1970년 전남 해남 출생
1983년 광주 효덕초등학교 졸업
1986년 광주 북성중학교 졸업
1989년 광주일고 졸업. 목포 해양대학교 입학. 목포 해양대학교의 군대식 교육에 반대하여 입학 한달여만
에 자퇴
1990년 광주교대 사회과 교육과 입학. 노래패 ‘에루얼싸’ 가입
교종대안 분쇄를 위한 1학년 대책위장 역임
1992년 사회과 교육과 제5대 학생회장 역임
1993년 동아리 ESF 가입
초등 교육 개혁과 교대 교육정상화를 위한 4학년 대책위원회 위원장 활동
1993년 11월 10일 분신·투신, 운명

제 177차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인정자

한상용 동지는 우리들의 삶은 정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어렵고 힘든 일을 도맡아 하였고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려 노력했다. 참된 삶과 주인된 삶에 항상 고민하며 참교육을 갈망하는 예비교사로서 잘못되어가고 있는 초등교육을 바로 잡고자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투쟁했다. 그러던 동지는 금식을 하고 임용고시 반대투쟁 승리의 염원을 담은 종이학을 접는 등 계속적인 투쟁을 하다가 1993년 11월10일 10시경에 분신하여 전신 3도 화상과 내출혈로 전대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운명하였다.

동지를 생각하며

동지여 대답없는 이름이 되어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까 당신이 기도하던 그 분 품으로 떠나셨습니까 외로운 투쟁이 너무도 안타까워 차마 말 못하고 어둡고 차가운 길로 가셨습니까 평안의 안식처로 찾아 가셨습니까 …………… 열사여 이제 우리 모두가 종이학을 접겠습니다 종이학 한 마리에 교단의 꿈을 담고 종이학 한 마리에 아이들의 사랑을 담고 종이학 한 마리에 그대의 넋까지 담아 참교단에 서겠습니다 이제 그대는 교육의 어둠을 밝히는 불새가 되었습니다 무관심에 사랑으로 흔들리는 양심에는 정의로 천사백의 가슴에 투쟁의 불꽃을 붙인 열사여 오, 불새여! 고이 잠드소서

유고글 유 서 1

존경하는 총장님께 많은 시간이 있었고 예의를 차려 총장님께 뜻을 전했어야 했는데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 죄송스럽습니다. 이번 무기한 수업거부를 하면서는 특히나 총장님 이하 여러 교수님들의 심의를 받아들이는데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또한 이번 일로 인해 여러 교수님들과는 잘못된 관계의 골이 더욱 더 깊어지고 있음을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총장님 저희들은 단지 발령이나 한자리 더 보장받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닙니다. 총장님 저희들은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투쟁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들은 진정으로 사랑이 오가고 서로 아껴주고 일으켜주는 그런 사랑 공동체의 파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행정적 오류들을 학생들에게 책임전가하고 올바른 장기적 대안이 부재한 현 교육정책속에서 교육 홀대 현상은 더욱 더 표면화되고 있음을 가슴아프게 생각하면서 우리가 평생을 담아야 할 우리 거처를 좀더 올바르게 만들어내자는 것입니다. 총장님, 저희들은 떳떳하게 교단에 서고 싶고 국가발전의 초석이 되는 교육을 올바르게 세우고자 합니다. 그러기에 저희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교수님들과 불화가 잘못된 이해 부족으로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총장님, 총장님이 저희를 믿고 있는 것처럼 저희들도 총장님을 믿고 있습니다. 또한 총장님 이하 여러 교수님들이 불철주야 저희들을 위해 수고하고 계신 것도 알고있습니다. 저희들은 초등교육의 발전을 바랍니다. 저희들은 목적대로서 교대가 올바르게 서기를 바랍니다. 학생들 간에도, 교수님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되는 공동체를 이루고, 열심히 일하고, 의를 위해 헌신하고,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에 귀히 쓰임받기를 원합니다. 총장님, 학교 당국과 학생들 간에 서로 공통된 합의점들을 찾아내고 서로 위하면서 함께 열심히 투쟁했으면 좋겠습니다. 군사부일체라고 하였는데, 제자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먼저 발걸음을 옮김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11월 10일 한상용 올림

유 서 2

1만 6천 교대학우들에게 조금은 무겁게 펜을 듭니다. 참교육! 저희 1만 6천 학우들의 삶입니다. 여러 학우들, 어느 때 찾아가더라도 따뜻하게 반겨주었고 웃음지며 서로 헤어지고 다음에 또 만나기를 기대했습니다. 우리들 혼자의 힘은 미약하나 모두가 하나되면 그 힘은 방대합니다. 동지여러분! 우리 원하는게 있다면, 해야할 일이 있다면 지금 합시다. 하나된 목소리로 큰 힘으로 힘차게 투쟁합시다. 나약하고 안일한 우리들의 모습을 떨쳐버리기 위해 투쟁하고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허울을 벗어버리기 위해 투쟁하고 우리의 꿈을 펼치기 위해 투쟁하고 이나라의 발전을 위해 투쟁합시다.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언젠가는 승리의 목소리로 화답할 것입니다. 첫단추 끼우는게 중요합니다. 처음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 옳다면 국민들에겐 힘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우리가 나가는 길이 지역적 수준의 차가 아니라면 11개 교대가 똘똘 뭉쳐 하나의 모습으로 투쟁합시다. 나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수고하지 않고 대가를 바란다면 어리석은 짓입니다. 우리는 서로 믿습니다. 저는 이제 1만 6천 교육동지들과 함께 숨쉬고 있습니다. 항상 쉬지않고 고민하고 치밀하게 계획하고 발걸음을 옮길때는 힘있는 모습으로 열의에 찬 삶을 설계합시다. 우리의 자존심을 건 싸움입니다. 꿈이 있는 교사로 떳떳한 교사로 이제 여러분의 가슴속에 함께 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을 믿습니다. 11월 10일 한상용 올림

유 서 3

김영삼 대통령께 이 글이 대통령께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저는 교육에 대해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교대생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게 너무 짧고 부족할 지 모르나 이 글을 띄웁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 문민정부의 첫 주자로 사회개혁을 외치며 신한국 창조의 기치를 내걸고 경제 살리기 운동에 주력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개혁조치로 많은 국민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저는 우선 순위를 경제에 두는 것이 아니라 교육부문에 두고 싶고, 개혁들을 실행한다면 국민들의 그리고 교육당사자들의 이해와 요구, 바람 등을 충분히 담아내는 국민을 위한 개혁을 하고 싶습니다.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것이 지도자의 순발력이라면 뛰어난 지도자는 내일을 또한 알차게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정치, 경제의 발전을 가져 오고 나아가 부강한 나라를 이루는 근원은 무엇입니까? 저는 감히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경제가 발전되고 풍족한 물질적 삶이 보장되더라도 우리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렸을 때 산업사회의 병폐는 더욱 더 심해질 것입니다. 이건 발전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퇴보라 생각합니다. 사회는 가면 갈수록 향락, 소비, 퇴폐 문화가 만연되어 가고 있습니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사회, 인간 질서가 무너지는 사회가 발전하고 있습니다. 교육이 바로 서야 합니다. 학교가 올바른 기능을 다해야 합니다. 진정한 나라의 발전은 교육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르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사회를 올바로 이끌 수 있는 비젼있는 젊은이들을 키우는 게 필요합니다. 우리 교육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교사들이 꿈이 있어야 2세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교사는 전문직으로서 사람을 교육하는 자입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지식은 책에서 배울 수 있으나 그 지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오직 인간적 접촉으로서만이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교사가 바르게 서지 못하는 교육은 2세들을 바르게 세우지 못할 것입니다. 2세들이 꿈이 없고 사랑이 없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밝지 못할 것입니다. 어르신! 꿈과 사랑은 책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느끼고 체험하고 행하면서 배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르신! 그래서 주장합니다. 목적대로서 교대를 올바로 세우고 이 속에서 양성의 과정을 강화하여 전문성과 인격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열악한 교육환경을 빨리 개선하여 전인적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고, 학교를 바르게 ....... <유서의 전문을 자료 미확보 관계로 싣지 못합니다. - 편집자>

낙서장에 남긴 글

오늘 하루도 힘겨운 하루임을 자각한다. 이 발걸음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무수히 많은 생명력이 존재할 것이고 아름다움을 표할 것이다. 보지 못하면서 이렇다 저렇다 평가해 버리는 모순이 존재함을 자각한다.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후배들의 따뜻한 마음을 받는다. 너무나 쉽게 지워져 버릴 수 있는 존재이지만 생각해 주고 아껴주는 마음 속에서 새롭게 자각하고 힘을 받고 새롭게 태어난다. 생은 아름다운 것이다. 지금의 마음을 평생 지니고 살고 싶다. 모두가 힘차게 희망을 가꾸면서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함께하는 시간을 가꾸고 싶다. 패배는 싫다. 허무도 싫다. 이기도 싫다. 삶은 투쟁의 연속이라 한다. 모두가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서, 하루 하루의 건강한 모습 속에서 따뜻한 봄볕의 햇살처럼, 밝음처럼 살아 나가면 좋겠다. 스스로도 노력하고 싶다. 이 발걸음이 닿지 않은 곳의 신비를 가슴에 새긴다. 너무나 조용한 밤이다. 지금도 찬 이슬 방울은 맺힐 것이고 새 생명의 꿈트림은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마음의 길을 활짝 열어 보자. 이기의 더러운 마음을 차버리자. 어머니의 눈에 고여 있는, 자식의 내일을 걱정하는 사랑의 눈물 방울을 소중히 가슴에 새기자. 힘겹지만 주저하지 말자. 바로 내일을 생각하자. 아름다울 것이다. 새로운 힘을 갖게 하는 후배들의 마음이 너무 감사하다.

추모글

진주 못난 벗이 고 한상용 영전에 드립니다 상용씨 어제는 강의실에 죽치고 앉아서 하늘을 보고 부끄러움에 주체 못하고 울었습니다. 새벽까지 회의하면서 너무나 인간미 넘쳐 보이는 상용씨 보고는 많이 좋았어요. 살맛나는 세상이다. 저렇게 좋은 사람들이, 멋있는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으니까 우리 싸움은, 이번 싸움은 즐겁다고, 많이 힘들어도 좋다고만 느꼈습니다. 한달 반이 흐르고 난 뒤, 내일은 상용씨 장례식이 있다고 하더군요. 어제는 열두시간을 잤어요. 상용씨 때문에 내 기억력이 마비되어 버렸거든요. 눈도 머리도 무겁고, 아프고, 그냥 자는 게 좋을 것 같더라고요. 난 아직도 상용씨를 언제든지 만날 수 있을 것 같애. 내 친구에게 웃으면서 이렇게 얘기했어요. 외국 여행 갔다고 하는 것 같다고요. 원래 떨어져 살던 사람이니까. 사진 한 장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난 배신감을 느껴요. 어제 흑백 사진으로 처음 본 사진에서는 상용씨는 별로 매력적이지 못했어요. 그 땐 웃으면서 새벽까지 우리를 웃게 해주면서 경직된 얼굴들을 풀어 줘 놓고, 이제는 억지로 웃어 볼려고 하던 내 얼굴을 굳어 버리게 하니까-. 상용씨 보세요.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죽음이란 단어를 자꾸만 곱씹어 봅니다.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 걸까? 정말 영혼, 넋이라는 게 있어 어디론가 다시 가는 것은 사실일까? 상용씨 정말 어디에선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일까? 육신이나마, 검게 타버려 시커먼 재로 남은 육신이나마, 보내는 길에 함께 하고파 이렇게 달려 왔어요. 형이 그토록 착찹한 마음으로 돌아왔을 그 길을 따라 말입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저기 아이들이 지고 가는 것이 당신인 듯 합니다. 상용씨는 이미 아이들이 지고 가는 해가 된 거예요. 제가 교단에 서면 못 다한 형의 꿈을 일구겠어요. 지켜봐 주세요. 형이 가는 길이 초라한 걸 생각하니 자꾸만 슬퍼져요. 그렇지만 영원히 제 가슴속에 살아 계셔야 해요. 영원히-. 1993년 11월12일 당신을 보내는 슬픈 나의 생일에 경련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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