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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정보

임종호-당시 30세

임종호-당시 30세

임종호(당시 30세)

1964년 경남 합천군 삼가면 하판리에서 출생
1982년 동양기계 입사 (현 통일)
1983년 창원기계공고 졸업
1987~88년 정당방위대 활동
1988년 노동조합 15년차 대의원 역임
1989년 금성사 창원대로 가두투쟁으로 1차 구속
1991년 1년 6개월의 실형만기로 석방. 노동조합 18년차 대의원 역임
1992년 총액임금제 분쇄를 위해 굴뚝농성을 벌이다 2차 구속, 쟁의조정법과 업무방해로 실형10월, 재판도
중 법정 모독죄로 3년 실형 선고
1994년 9월 18일 진주교도소에서 운명
임종호 동지는 89년 6월 금성사 창원대로 투쟁에 참가하였다가 수배, 구속되었고 92년 총액임금제 분쇄를 위한 굴뚝 투쟁을 벌이다 또다시 구속되었다. 2차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 도중 수갑을 풀어주지 않는 것에 항의, 풀어진 수갑을 재판관에게 던져 법정모독죄로 3년의 실형을 추가선고받고 청주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동지는 계속되는 고난의 실형 속에서도 조합원들과 동지들에 대한 꿋꿋한 사랑을 잃지 않고 힘이 되어 주었다. 그러나 장기간의 독방 수형생활로 인한 정신질환 문제로 94년 8월 진주 교도소로 이감되었고 그 해 9월18일 독방에서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동지들 곁으로 돌아왔다. 교도소에서는 자살로 판명했으나 여러가지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동지가 남긴 글


“... 언젠가부터 우리에겐 투쟁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조직 보존논리로 그것을 합리화시켜내곤 한 것 같군요. 그러나 싸워야 할 시기임에도 투쟁을 피해나가려는 잔꾀로 무사안일함 속에 보이는 것은 스스로 무기력함이라 할 수밖에 없을 것이요. 이제 자신감을 되찾아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소, 때는 바야흐로 새 봄을 기다리는 시점에서 우리들이 해내야 할 일이 무엇인가는 눈 앞에 있소, 새 봄에 새싹이 피어오르듯이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이라 생각되는구려. 다시 태어나야할 민주노조, 찬란한 꽃봉오리를 맺기 위해 뿌려져야 할 씨앗과 같은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 기대를 해 보구려...“

청주교도소에서 1994. 1. 11



동지를 추모하며


당신이 살아생전 그토록 사랑했던 부모형제들과 동지들의 곁을 떠난 지금, 당신의 영전앞에는 당신을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지켜내지 못한 죄책감과 당신을 잃은 슬픔으로, 머리숙여 애도를 표하며 조문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자본가 정권의 더러운 음모에 단 한번도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참다운 노동자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려 했던 동지의 삶을 생생히 기억하는 우리들에게 동지의 사망소식은 믿을 수 없는 하나의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지의 시신을 확인한 어머님이 당신의 빈소앞에서 자식을 잃은 슬픔으로 울부짖고, 통곡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동지를 지켜내지 못한 부끄러움으로 고개를 떨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동지가 살아생전 그토록 미워했던, 동지의 죽음을 불렀던 세일(현 통일중공업)자본가와 정권은 동지의 마지막 가는 길 조차 공권력으로 가로막았습니다.

동지의 죽음을 욕되게 하며, 반인륜적 행위를 자행하는 자들에게 저항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동지의 육신이 타고 남은 분골이 어느 낯선 시골마을의 개울가에 뿌려지는 모습만 바라보고 섰던 우리들의 비겁함과 나약함을 머리숙여 사죄합니다.

당신의 장례식조차 우리손으로 치뤄내지 못하고 당신이 편히 잠들 수 있는 묘하나 마련하지 못한 우리들의 못난 모습을 사죄합니다.

임종호 동지여!

언젠가 당신은 고향의 어머님에게 부모형제는 버려도 조합활동과 동지들은 버리지 않겠노라고 하며 어머님의 가슴에 못을 박고 어머니를 노하게 하면서까지 투쟁의지를 불태우지 않았습니까.

그런 당신이 왜 살아서 우리들 곁에 돌아오지 않았습니까?

당신을 못살게 굴었던 자들에게 나약하고 비굴한 모습을 보인 우리들이 싫어서 입니까?

아니면, 적들에게 저항할 힘이 없어서 입니까?

당신이 우리들의 물음에 답하지 않아도 당신이 왜 죽음을 선택하였는지를 우리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이 척박한 땅에서 걸어왔던 고난의 가시밭 길을 당신이 떠난 이제서야 함께 가려합니다.

지켜봐 주소서!

당신의 죽음앞에 우리들이 드릴 수 있는 것은 이 말한마디 밖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이 못다 이룬 꿈을 살아남은 우리들이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습니다.

임종호 동지여!

구천에서 떠돌지 말고 당신의 영혼을 우리들 가슴 가슴마다에 깊이 깊이 새겨주고 부디 편히 잠드소서!

전노협 마창노련 (주)세일중공업노동조합 위원장 조철우

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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