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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말룡 선생 30주기 추모식
○ 일 시: 2026년 10월 3일(토) 낮 12시
○ 장 소: 마석 모란공원
김말룡 동지는 전두환 등의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6차례의 구속을 당하는 등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의 산 증인이다. 특히 정치 깡패들의 위협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긴 적도 수없이 많으며, 5·16 쿠데타, 5·18 학살 등 같이 민주주의가 유린되는 상황에서 구속 등 온갖 고초를 겪었다. 그러나 동지는 8차례에 걸친 투옥에도 굴하지 않고 이 땅의 노동자 권리를 위해 초지일관 싸웠다. 자유당 치하인 50년대 말 노총개혁의 깃발을 들고 앞장서서 투쟁하면서 민주노조운동을 주도하였고, 4.19 혁명 이후에는 노총 위원장직을 수행하였으며, 이후 가톨릭노동상담소와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에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노동자들과 서민 대중의 권리 향상에 평생을 헌신하신 명실상부한 ‘한국 노동운동의 산 증인’이셨다. 특히 14대 국회 4년 동안 환경노동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보여준 열정적인 의정 활동과 노동자의 권리 향상을 위한 헌신적인 자세는 전국 방방곡곡의 많은 노동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존경을 모아왔다. 특히 94년 벽두를 뜨겁게 달구었던 소위 국회의원 ‘돈봉투 사건’은 김말룡 의원의 결단이 아니었다면 단순한 관행으로 넘어가고 말았을 사건으로 김말룡 동지의 일관된 정의와 용기를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그러던 중 동지는 96년 10월 3일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운명하였다. 동지는 사망 전날 (10월 2일) 민주노총 투쟁본부 회의에서 밤 10시까지 각 단사 위원장들과 함께 노동법 개정문제와 관련한 회의를 갖기도 하였다.
추모시 아버지의 아침 -김말룡 선생님께-
오늘도 아버지의 이부자리를 갭니다. 황망히 일어나 나가신 아버지의 체온이 남아있습니다. 잠시 아버지의 온기를 가슴에 안으며 생각해보면 아침 밥상, 아버지의 수저는 그대로 치워진 적이 더 많았습니다. 그렇게 아침을 거르며 살아서야..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리. 우리집의 아침은 부엌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만 한숨처럼 들었습니다. 강직하게 사는 것, 나보다 남을 먼저 챙기며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사는 것, 그것은 어쩌면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희생과 어려운 생활을 남기는 일일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이부자리의 끝에서 아버지의 뒤척이며 지샌 밤이 느껴집니다. 땀을 흘리며 사는 이들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살았던 아버지, 그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떠올리며 지샌 밤에 어찌 가족의 조악한 살림이 들어갈 틈새가 있겠습니까? 관성에 반대하는 삶에, 돈봉투가 횡횡하는 국회와 재벌들의 유착을 반대하는 삶에 몇 번씩 다시 국을 데우는 어머니의 아침은 언제나 되어야 환한 웃음으로 시작할 수 있겠습니까? 노동자의 푸른 작업복과 서민의 부지런한 생활 속에서 당당하게 서 계신 아버지 저들의 아침 속에서 늘 희망을 함께 가꾸시는 아버지 오늘 아침 아버지가 없는 밥상에 둘러앉아 우리 가족들은 아버지의 지난날을 떠올립니다. 오직 한 길로 묵묵하게 걸어오신 아버지, 이제 당신의 삶 속에서 우리들의 삶도 강직하고 깨끗하였던 것을 알았습니다. 이 아침 앞에서 당신의 꿈꾸는 세상에 환하게 웃고 서 있는 어머니 그리고 이웃들의 모습을 이제서야 보았습니다.
신동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