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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정권에 맞선 언론인의 기록과 시대에 응답한 예술을 한 자리에...
민주화운동기념관 특별전 ‘잘린 문장 열린 광장’ 개최
- 기자들의 저항 기록물, 보도되지 않은 사건 일지 등 핵심 사료 공개
- 7인의 동시대 작가 작품을 통해 언어와 이미지가 진실을 탐구한 방식 조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이재오, 이하 사업회)는 12월 2일(화)부터 2026년 3월 29일(일)까지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 M1 중앙홀에서 특별전‘잘린 문장 열린 광장’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독재정권의 검열에 저항한 언론과 시대에 응답한 예술을 통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의미를 다시 묻는다. 당대 언론 기록과 동시대 예술 작품의 시선을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한국 현대사 속에서 언어와 이미지가 어떻게 진실을 증언해 왔는지, 그리고 표현의 자유가 어떤 방식으로 확장해 왔는지를 질문하는 자리다.
전시는 1부 ‘반독재 언론투쟁기’와 2부 ‘이미지의 언어 다시 쓰는 내일’로 구성된다.
■ 1부- ‘반독재 언론투쟁기’
1부는 1970~80년대 언론 탄압의 실상과 그에 맞선 저항의 역사를 조명한다. ‘필화사건’으로 대표되는 언론 탄압, ‘자유언론실천선언’, ‘백지광고 사태’, ‘보도지침 폭로’ 그리고 해직 언론인들의 투쟁과 <한겨레 신문> 창간까지 이어지는 언론 자유의 긴 여정이 그 중심이다. 검열로 지워지고 삭제된 ‘잘린 문장’들은 당시의 침묵을 넘어, 민주주의 언어가 어떻게 다시 쓰여왔는지를 보여준다.
[주요 전시 사료]
- 언론인 선언문·성명서
: 조직적 탄압 속에서도 언론 자유 수호를 선언했던 기록물로, 한국 언론 민주화
운동의 출발점이자 핵심 사료.
- 보도되지 않은 민주인권사건 일지
: 제도 언론이 다루지 않았던 민주화운동 사건을 기록한 일지와 당시 재판 최후
진술 음성 자료를 함께 전시.
- 보도지침 자료
: 전두환 신군부가 언론사에 하달한 보도지침을 공개.
■ 2부- ‘이미지의 언어 다시 쓰는 내일’
2부에서는 성능경, 박건, 이윤엽, 옥정호, 심승욱, 김지영, 정정엽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억압과 저항, 침묵과 발화 사이의 긴장을 시각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성능경(b.1944)과 박건(b.1957)은 1970~80년대 현실 속 검열 구조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작업을 통해 당시 사회의 긴장과 억압을 보여준다. ▲옥정호(b.1974)는 동시대의 통제 장면을 패러디와 해체의 시선으로 재해석한다. ▲이윤엽(b.1968)는 목판화 특유의 강한 대비와 서사로 현실의 부조리를 직시한다. ▲심승욱(b.1972)은 인간 존재의 고뇌와 무력감을 군상 이미지로 응축해 보여준다. ▲정정엽(b.1961)은 광장의 에너지와 민주주의의 힘을 일상의 재료가 회화적 리듬으로 확장하는 것을 보여준다. ▲김지영(b.1987)은 재난·기억·감정이 충돌하는 장면을 뜨거운 회화적 언어로 시각화한다.
원로 작가에서 젊은 세대까지 폭넓은 참여는, 시대를 달리해온 이들의 표현 언어가 어떻게 변화하고 계승되었는지를 드러내며, 자유를 향한 감각의 세대 적 확장을 보여준다.
■ 언론·예술계와의 협업으로 완성도 높여
이번 전시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등 여러 언론인과의 간담회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으며, 각각의 언어로 현실을 표현한 총 7명의 예술가가 참여하며 더욱 풍성해졌다.
또한 1974년 10월 24일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한 동아일보 편집국 공간을 재현한 전시 연출은 당시 언론인들의 뜨거운 열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전시로 구성했다.
전시기획자인 이윤희 전시 감독은 “검열과 침묵 때문에 한때 멈춰진 ‘잘린 문장’은 아직도 써 내려가고 있는 이어짐의 문장”이라며 “예술은 현재의 광장에서 언어의 한계를 넘어 자유를 증명해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재오 사업회 이사장은 “이번 전시는 언론과 예술을 통해 표현의 자유가 어떻게 확장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특징적인 전시”라며 “다양한 세대와 관람객이 민주주의의 가치와 표현의 자유를 함께 사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